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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김상복 한국코칭수퍼비전아카데미 대표]새 삶의 시작, 자기결정권
자기결정의 욕구는 매우 중요하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든 자기가 결정하고, 어떤 방법이든 선택할 수 있으며, 그 행동에 책임을 지고자 하는 욕구가 자기 결정 욕구이다. 성장과정에서 이것이 좌절되면 자기 정체성 형성에 민감하게 영향 받는다.

자기 결정 욕구를 보장받지 못하면 타인이나 외부의 통제에 휘둘리게 되고, 대응하기에 여념이 없는 긴장한 삶을 살게 된다. 결국에는 타인의 도움이나 협력도 받아들이기 힘들거나 낯설고 거부하게 된다. 타인과 ‘협력하기’가 미숙한 사람이 된다. 끝내는 협력 전 서로를 맞추는 과정마저도 힘들어 포기하며 산다.

자기결정권은 개인의 고유한 욕구이자 사회적 권리이다. 헌법상으로는 국가권력으로부터 간섭 없이 일정한 사적 사항에 관하여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의적 권리를 의미한다. 그러나 자기결정권을 사회적으로 보장받기는 쉽지 않지만, 이런 욕구를 실현하면서 성장한 사람도 찾기 어렵다.

리더십 코칭 현장에서 만나는 고객 중에는 자기 결정력에 어려움이 있는 리더가 있다. 과거부터 자기 결정 욕구를 박탈당해 왔던가, 스스로 유보해 온 듯한 태도가 몸에 밴 리더들이다. 이들은 자기 주장이 애매하다. 먼저 말하는 경우도 드물다.

주변 상황에 따라 내용에 일관성도 없다. 협력할 상황에서는 협력 방식에 어설프고, 혼자 하는 일에는 창의성이 부족하다. 현장에서 알게 된 이들의 몇가지 공통점이 있다.

타인의 시선이나 외부 기준에 맞춘 부모에게 은근히 재촉 받으며 살아 왔거나, 잔디 깎기 부모에 의해 사전에 장애물이 제거된 환경에서 자기식으로 결정하며 살아온 경우다. 이런 경험 때문에 막상 자기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도 이를 적절한 기회로 활용하지 못한다. 주어진 기회를 유리하게 활용하는 요령도 부족하다. 파국은 없으니 그나마 다행스런 삶일까.

자기 결정권이 없으면 자기실현도 없다. 자기 삶의 주인이 될 기회가 지속적으로 박탈된 삶을 살게 된다. 얼굴 마주보고 교감하기 보다는 즉시 반응하지 않아도 되는 문자 대화가 더 편하게 된다. 그나마 자기 결정권을 나름대로 소화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이런 사람에게 필요한 리더십은 무엇일까?

이런 사람들에게는 직접 말을 걸기도 조심스럽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지은탁은 김신에게 ‘쓰담쓰담’이란 표현을 가르쳐 준다. 사전을 보면 ‘손으로 살살 쓸어 어루만지다’, ‘살살 달래어 가라앉히다’의 의성어다. 자기결정권이 부족한 이들에게는 자신의 것은 자기가 결정해도 된다며 살살 어루만지는 접근이 효과적일 수 있다.

독일 철학자 페터 비에리(Peter Bieri)는 존엄성을 지키며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삶의 방식으로 ‘자기 결정’의 삶을 이야기한다. 외부의 시선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 자신만을 기준으로 삼으며 살아가는 방식이다. 부회뇌동이나 타인 취향에 그저 합류하는 그런 삶과 단절이다. 코치는 이런 자기 결정권을 되찾고 싶지만 ‘렌턴들기’를 망설이는 사람에게 먼저 쓰담쓰담을 제공한다. 자기 결정권 회복은 새 삶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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