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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어서야 이룬 세종과 소헌왕후의 진달래 사랑
아무도 방해 않던 그들의 밀월
15~29일 여주 영릉 특별 개방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세종대왕(1397~1450)보다 두 살 연상인 소헌왕후(1395~1446)는 시아버지인 상왕 태종 이방원의 ‘몽니’ 때문에 비운에 시달려야 했다.

왕후가 된 이후임에도 이방원의 외척 견제 때문에 아버지 심온이 사은사로 명나라에서 다녀온 뒤 사사되는 비극을 당한다. 심온의 동생 청이 상왕에 불평을 했다는 ‘믿거나 말거나’ 이유에서였다.

정비인데도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한 채, 후궁의 처소만 맴도는 지아비를 지켜보면서 마음고생만 하다 52세에 숨져 헌릉에 묻혔다. 생전에 말도 안되는 정치적 이유로 ‘강제 이혼(폐비)’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4년뒤 세종이 죽자 비로소 경기도 여주시 능서면 영릉에 지아비와 나란히 누울 수 있었다. 이곳은 지조와 절개의 뜻을 품은 소나무 숲이 울창하고, ‘사랑의 기쁨’을 상징하는 진달래가 군락을 이룬다. 세종과 소헌왕후 간 사랑의 기쁨은 이렇게 죽어서야 이뤄졌다.

푸른 소나무와 핑크빛 진달래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두 사람이 죽어서도 사랑할수 있도록, 사람들은 범접하지 않았다. 다만 진달래가 피는 시절에는 일반에 문을 연다.

문화재청 세종대왕유적관리소는 오는 15일부터 29일까지 영릉 진달래 동산을 특별 개방한다.

이번에 개방되는 세종대왕릉 소나무 숲(8만5000㎡)에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봄꽃 진달래가 아름답게 군락을 이루고 있어, 세종대왕릉을 찾는 관람객들이 소나무와 어우러진 진달래 꽃길을 거닐며 봄날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개방 첫날인 15일에는 ‘세종대왕릉 왕의숲길 음악회’가 함께 열린다. 왕의숲길 곳곳에 자리한 악사들이 피리, 대금, 가야금 등 우리 전통 악기를 연주한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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