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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적’ 답답함 끝.. 무너진 아기 장수가 다시 깨어났다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 ‘역적’이 좀 답답했는데, 이제는 각성한 길동이(윤균상)가 폭정을 일삼는 연산(김지석)을 응징해줄 것 같다.

“아부지, 제가 나랏님헌티 검을 받는 장수가 아니라, 장차 검을 내리는 사람이 되믄 어떻겄습니까?”

11일 방송된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22회에서는 쓰러졌던 아기 장수가 다시 일어났다.


역사의 추락은 처참하고 비참했다. 사냥감이 돼 절름거리며 도망가면서 목숨을 구걸했고, 활촉 하나에도 겁을 먹고 벌벌 떨었다. 갖은 수모를 겪고도 살겠다고 궁상스럽게 죽을 손으로 퍼먹었다. 백성들은 “애시당초 아기장수 같은 것이 없는 게지”라며 몰락한 영웅을 외면했다.

홍길동 사단의 눈물겨운 절규도 안방극장의 먹먹하게 만들었다. 이전에 위풍당당함은 오간 데 없이 구부정하게 절름거리는 길동의 모습에 사단은 현실을 부정했다가, 그의 추락에 절규했다가, 그를 지키기 위해 몸을 던졌지만 돌아오는 것은 가혹한 매질뿐이었다.

하늘이 내린 역사를 꺾은 폭군은 기세가 등등해져 더욱 날뛰었다. 백성들을 쫓아내 사냥터를 만들고, 여악들이 낳은 아이를 생매장하고, 양가의 규수들까지 흥청에 들이는 통에 나라는 곡소리로 가득했다.

그 곡소리가 쓰러진 아기 장수를 깨웠다. 너무 높은 곳에 계시어 까마득한 아래의 일을 보지 못할 뿐이라고 알기만 하신다면 모든 것을 바로 잡아 줄 것이라고 믿었던 임금의 악랄함과 추악함을 확인한 역사는 “나랏님에게 검을 받는 장수가 되는 대신 나랏님에게 검을 내리기”로 결심하고 새로 태어났다.

윤균상은 궁상맞고 비참하게 무너진 아기 장수를 처절하게 연기했다. 바닥을 기고, 절름거리면서도 살겠다고 아등바등 발버둥 치는, 몸이 부서진 역사를 온몸으로 표현해냈다.

눈빛 연기도 단연 압권이었다. 큰어르신 시절의 호방한 기운은 완벽하게 거둬내고 순종적이고 절실한 눈빛을 장착했다. 그러다가도 금세 휘몰아치는 힘을 담은 눈빛으로 다시 태어난 역사의 탄생을 알렸다.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약속한 그의 투혼은 앞으로 호쾌하게 펼쳐질 길동의 활약을 더욱 기대하게 하는 이유다.

인간 같지도 않았던 주인의 숨통을 끊고 새로 태어난 아버지처럼, 아버지의 삶을 그대로 이어받은 아기 장수 역시 희대의 폭군을 응징할 수 있을까?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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