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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세대 먹거리 ESS… A부터 Z까지
- 미래 먹거리 ESS사업 급팽창… 전력 효율화가 핵심
- 배선망 노후화된 미국-유럽 수요 크게 늘어
- 한국 정부도 보조금 지원하면서 전력 분산 효과 꾀하는 중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지난 7일 한낮 기온이 20도를 넘어서면서 벌써부터 올여름 전력난 걱정이 커지고 있다. 업계에선 이같은 전력난 고민을 덜어주는 신사업 에너지저장장치(ESS)가 향후 급팽창할 산업으로 꼽고 있다. 정부도 나서서 보조금 지급 확대 등으로 산업 육성에 적극적이다. 서해 일대에 지어진 화력발전소들이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원자력 발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늘면서 ESS시장은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뛰어드는 신사업으로 분류되고 있다.

▶ESS란 무엇인가= ESS(Energy Storage System)는 제때 사용되지 못하는 전기는 그대로 날아가 없어지는 속성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시작됐다. 전기는 생산과 동시에 소비돼야하고, 소비되지 못한 전기는 즉각 소멸해버리는데, 이 소멸되는 전기를 축적하기 위한 장치가 ESS다. ESS는 전력의 사용 패턴을 ‘생산-소비’에서 ‘생산-저장-소비’로 패러다임을 바꾸는 장치다.

대표적으로는 전기요금이 저렴한 시간에 전력을 저장해뒀다가 전기요금이 비싼 시간에 이를 사용하는 방법으로 전기료를 아낄 수 있다.


ESS는 배터리, BMS, EMS, PCS 등 크게 네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우선 전력을 저장하고 내보낼 수 있는 대용량 배터리다. 삼성SDI와 LG화학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배터리 제작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는데, 이 두 회사가 ESS사업에 의욕을 보이는 것도 배터리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는 덕이다. 과거에는 납축 배터리가 주료 사용됐으나 환경오염 문제가 제기되면서 최근엔 리튬이온 배터리로 대체되는 중이다.

ESS에는 수십 개에서 수백 개의 배터리 셀이 들어가는데, 이 여러 개의 배터리를 하나처럼 움직이게 하고 과충전 방지 등 안전장치가 들어간 배터리운용시스템(BMS)이 있다.

또 에너지운용시스템(EMS)은 ESS에 저장되어 있는 전기량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다. ESS의 운영 소프트웨어 역할이 주역할이다.

마지막 핵심 기술은 PCS다. 이 기술은 저장할 때에는 교류전기를 직류전기로 바꿔주고, 송전할 때에는 직류전기를 교류전기로 바꾸는 장치다. 전력 손실을 낮추는 것이 핵심 기술이다.

▶ESS 시장 왜 커지나?= ESS 시장은 풍력, 화력, 지열, 태양광, 태양열 등 신재생 에너지 산업의 성장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들 에너지 사업은 날씨나 기후 조건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어렵다. 이같은 불안정성을 안정적이게 만들어주는 것이 ESS다.

출력 변동성이 높은 신재생에너지를 ESS에 저장했다 공급함으로써 전력 품질 편차를 없애고 공급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것이다.

또 ESS는 남아도는 심야전력을 축적하는 기능도 한다. 보통 하루 중 전력 수요는 낮 2~4시경 피크를 이룬 후 밤 시간대에 감소한다. 그런데 전력 생산은 피크 때 사용량을 기준으로 이뤄지므로 밤 시간대에 전력이 남게 되고 이는 곳 사장된다. 여기에 ESS를 도입하면 밤 시간대의 잉여 전력을 저장했다 피크 시간에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집중된 전력 수요를 분산할 수 있는 셈이다.


▶韓 기업들 ‘눈독’= 삼성SDI는 지난달 독일에서 두종의 ESS종합 솔루션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 솔루션은 고용량(E2)과 고출력(P3)을 각 특징으로 한다. 공통점은 모듈 설계를 새롭게 해 내부 공간의 집적도를 획기적으로 올린 것이다. 배터리 제작 원천 기술을 가진 삼성SDI의 특장점을 제품에 고스란히 녹여낸 제품이다. 올해 2월 삼성SDIsms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세계 최대 수준인 240MWh의 ESS 배터리를 공급했다. ESS사업을 하는 국내 기업가운데 최대규모의 수출 실적을 올린 것이다.

삼성SDI ESS사업은 최근 실적 향상이 눈에 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처음으로 영업흑자를 기록했고, 매출 성장세도 꾸준하다. 중국과의 사드 마찰로 인해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 진입이 난항을 겪으면서 ESS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LG전자도 최근 미국 발전용 ESS 시장 진출을 위한 안전 규격 인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이번 인증 획득에 대해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한 교두보’라고 자평했다.

삼성과 LG가 나란히 미국 시장을 주요 시장으로 꼽는 이유는 미국 시장의 성장성이 단연 크기 때문이다. 미국 신재생에너지 리서치 그룹 GTM리서치는 미국 발전용 ESS 시장규모가 올해 4억4500만달러에서 2021년 12억8000만달러로 급성장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국토 면적이 넓고 송전망 노후화가 진행된 상태여서 ESS 설비 시장의 급팽창이 예상되고 있다.

▶내수시장 활성화 가능성= 삼성과 LG가 배터리 제작 원천기술로서 ESS시장의 강자라면 효성과 LS 등은 전력변환장치(PCS) 분야 원천기술로 ESS시장에 접근하고 있다. PCS는 교류 상태로 흘러온 전류를 직류로 ESS에 저장하거나, 직류 상태로 저장중인 전류를 교류로 바꿔 전송하는 장치를 말한다. ESS는 크게 배터리 부문과 PCS 2개 부문으로 구성된다.

LS산전이 주로 노리는 시장은 국내 사업이다. LS는 지난 4일 전주에서 열린 사업설명회에서 ‘태양광 연계 ESS설치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9월 산업통상자원부가 REC 가중치를 높이면서(5.0) 사업성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효성이 올해 2월 수주한 한국 최대 규모의 태양광발전 연계형 ESS 구축사업자에 선정된 것이 주목받은 것도 REC 가중치 조정에 따라 사업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남동발전이 발주한 이 사업은 ‘풍력+ESS’에 이어 ‘태양광+ESS’를 포함하는 사업이다. 우리나라 최대·최초 실증 모델이다.

전날에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에 태양광 발전과 ESS 시스템이 결합된 발전소가 문을 열어 주목받았다.


▶발전소부터 가정용까지
= ESS는 신재생에너지가 가지는 한계를 넘어설 수 있게 만드는 장비다. 풍력의 경우 바람이 불지 않을때, 태양광의 경우 야간에는 발전이 불가능한 한계가 있는데 이를 보완해주는 전기 저장소로서 ESS 역할이 크다.

신재생 에너지 외에도 대규모 ESS를 설치하면 송전망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전력 주파수를 제어해 전력 품질을 높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한국의 2016년 여름과 같이 낮 시간 동안 많은 전력이 필요할 경우 ESS가 전력망의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도 낼 수 있다.

또 클라우드 컴퓨팅이나 인터넷의 급속한 보급에 따라서 데이터 센터 운용의 신뢰성이 필요한 상황에서 ESS를 활용한 무정전 전원공급장치(UPS)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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