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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의례적 간담회조차 새롭게 보일만큼 성장 담론없는 대선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캠프가 6일 경제 4단체 초청 간담회를 가졌다. 문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만큼 경제계 현안을 듣고 정책 공약에 반영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이런 형식의 간담회는 큰 선거 때면 늘 열리는 것이라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느낌이 다르다. 이제 대통령 선거일이 불과 한 달 앞으로 임박했다. 그런데도 어느 후보 할 것없이 수렁에 빠진 우리 경제를 어떻게 살리고 성장 전략을 꾸려 나갈지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는 상태다. 아무리 성장이 인기없는 메뉴라지만 역대 이런 선거는 없었다. 들리는 것은 적폐청산이니, 반문(反文)연대니 하는 정치적 구호들 뿐이다. 그러니 이런 의례적 형식의 간담회조차 신선하게 느껴질 정도다.

많이 늦기는 했지만 이제라도 문 후보측이 경제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다행이다. 물론 이날 간담회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자 서둘러 만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강하게 각인된 문 후보의 반기업 이미지를 다소나마 완화하려는 전략적인 자리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굳이 이런 정치적 해석에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고 본다.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를 잡는 게 최선이다. 유력 대선 후보가 경제와 성장의 담론을 시작했다는 게 중요하다.

내용도 꽤 있어 보인다. 경제단체가 문 후보측에 요구한 사항은 다양했지만 시장경제의 원칙을 존중해 달라는 게 그 핵심이라 할만하다. 특히 기업을 개혁의 대상이 아닌 경제성장의 동반자로 여겨달라는 호소는 문 후보 뿐 아니라 모든 대선 후보들이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대목이다. 김진표 공동선대위원장 등 문 후보측에서도 “좋은 일자리는 성장에서 나온다”며 화답한 것도 의미가 작지않다. 노동계 이야기는 많이 들었으니 이제는 재계 의견도 경청해 균형을 맞춰가겠다는 답변도 고무적으로 들린다.

올들어 글로벌 경제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우리 경제에는 여전히 찬바람이 가시지 않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일자리가 남아돈다는 데 우리의 청년 실업률은 사상 최악이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다음 정부의 최대 과제는 우리 경제를 수렁에서 건져내는 일이다. 당장 표심을 사로잡는 데는 포퓰리즘적인 분배와 복지만한 게 없다. 하지만 성장이 전제되지 않은 분배는 결코 오래 가지 못한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대선판이 요동치고 있다. 승부처는 성장과 미래전략이란 사실을 각 진영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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