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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7만대 테슬라가 660만대 포드보다 기업가치 높은 세상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시가총액(478억 달러/53조4000억 원)이 전통의 자동차 명가 포드(450억 달러)를 넘어섰다는 사실은 이 시대 기업가치는 어떻게 평가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제 미래성장성은 기업가치의 거의 모든 것이 되고 있다.

테슬라는 창립 14년이 된 지난해 고작 7만6000대의 전기차를 팔았다. 매출 70억달러에 7억7300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이런 기업이 113년 역사에 665만대를 팔아 1520억달러의 매출과 45억9600만달러의 순이익을 올린 자동차 거인 포드의 시총을 넘어선 것이다. 투자분석가들은 테슬라가 보급형 신차(모델 3) 출시를 앞두고 3개의 기가 팩토리 공장을 건설키로하는 등 생산공정이 정상궤도에 올랐기 때문으로 설명한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이고 고전적인 분석일 뿐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태슬라의 창업자 엘론 머스크의 ‘꿈’이 만든 기업가치라는 점이다. 투자자들은 테슬라의 기술력을 인정하고 앞으로 더욱 거대하고 강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전기차가 미래 자동차산업을 주도하게 될 것으로 본다는 얘기다.

사실 전기차의 주도권은 기존 자동차 메이커들이 쥐어야 마땅했다. 하지만 그들은 기름차의 성능개선과 생산성 향상에 더욱 주력했다. 전기차는 부대사업 비슷하게 접근하다 인터넷기업 페이팔을 팔아 꿈 하나만 믿고 뜬금없이 뛰어든 젊은이에게 추월당한 것이다. 디지털카메라를 개발해 놓고도 필름시장 수성만 고집하다 정크본드가 되어버린 코닥의 사례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미국이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이유는 꿈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구밖 소행성에서 고가의 희귀 광물을 채굴해 지구의 자원으로 쓰자는 ‘플래니터리 리소시스’ 나 우주정거장을 3D프린터로 만들겠다는 ‘인스페이스’ 등은 꿈을 팔아 자본을 마련했고 현실화시킬 기술개발에 매진중이다.

그런 환경을 갖추는데는 무엇보다 제도와 정책이 필수적이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1월 코스닥시장에 미완성의 꿈으로 자본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적자기업이라도 미래 성장성이 있으면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른바 ‘테슬라 요건’이다. 실제 테슬라는 매년 적자를 거듭했지만 기술력을 인정받아 창업 7년 만에 나스닥시장에 상장함으로써 자본력을 확충할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대담한 생각과 기술로 ‘떼 돈’ 버는 비즈니스를 만들어 4차 산업 혁명을 만끽하는 기업가가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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