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테너 최용호는 독일생활 3년여 만에 아버지의 임종 소식을 듣고 돌연 귀국을 택했다. 그는 귀국 직후 서울시 오페라단 주관으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C. M. v. Weber의 오페라 ‘마탄의 사수’에서 주역테너 ‘막스’ 역할로 국내 오페라 무대에 데뷔, 영웅적인 테너로서의 중후한 목소리를 청중들에게 각인시켰다. 그러나 최고의 무대에서 최고의 기량을 펼쳤음에도 국내의 클래식/오페라 시장은 턱없이 작아 성악가들이 설 자리는 극히 제한적이었다. 그렇게 해서 SBS TV ‘놀라운 TV 스타킹’의 ‘뮤지컬 킹’ 편에 출연한 그는 난생 처음 뮤지컬 넘버에 도전하게 됐다.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인 ‘미스 사이공’의 유명 넘버 ‘부이도이’를 열창하고, 심사위원 및 패널로 출연한 뮤지컬계의 대스타 남경주, 박해미, 바다, 임태경으로부터 “일세기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목소리”, “소리 하나로 전체 국민을 다 감동시킬 수 있다”는 극찬에도 불구하고 “당신과 같은 사람이야말로 오페라 무대를 지켜주기를 바란다”며 합격에는 실패했다.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기 위해 수련을 거듭하던 그에게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종영 이후에도 오랫동안 여운을 남기고 있는 인기 음악오디션 프로그램 JTBC의 ‘팬텀싱어’ 출연이 바로 그것이다. 최종예선에서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Nessun Dorma(공주는 잠 못 이루고)’를 부르며 소름끼치는 고음과 성량을 과시한 그는 1차 라운드 ‘The Prayer’ 무대에서 크로스오버 싱어 우정훈을 이기며 승승장구 했지만 뮤지컬배우 정휘와 페어를 이룬 2차 라운드에서 세계 최정상의 팝페라그룹 일디보의 “이사벨”을 열창한 후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러나 무대를 보고 감동한 많은 시청자들은 그를 “교수님”이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궜다.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주면서 사랑받는 가수로서의 모습을 추구하고 싶다는 그는 현재 프리랜서 성악가와 팝페라가수로서 많은 대중들과 만나 소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