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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 8세 여아 유괴ㆍ살인]“학교 다니기 싫다며 잠만 자던 학생”…자퇴 전 담임이 기억하는 18세 살인 피의자
-지난해 입학 후 학교적응 못해 7월 자퇴
-학교에선 폭력성 대신 무기력함 보여
-학부모, 자퇴 후 대안학교 고집…학업중단


[헤럴드경제(인천)=신동윤ㆍ박주영 기자]“지금은 다른 학교로 전근 간 고1 시절 담임의 기억으론 A(16) 양은 하루종일 자는 학생이었다. 친구들과 별로 가까이 하지 않았지만 폭력성을 보이는 친구는 아니었다고 한다.”

31일 8세 여자 초등학생을 유괴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10대 소녀 피의자 A 양이 다니던 B 고등학교 교장은 직접 찾아 온 본지 기자에게 지난해 A 양의 담임을 맡았던 선생님이 기억하는 A 양의 모습을 설명해줬다.

8살 여자 초등학생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유기한 혐의를 받는 A(17)양이 30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연수경찰서에서 나와 유치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A양은 전날 오후 1시께 인천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인 B(8)양을 꾀어 유인한 뒤 공원 인근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그 어떤 설명에서도 어린 초등학생을 유괴해 살해한 A 양의 모습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았다.

교장은 A 양이 지난해 3월 B고교에 입학했지만 학교 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7월말께 자퇴했다고 설명했다.

A 양의 생활기록부 사본을 살펴보며 본지 기자에게 설명을 이어나간 교장은 “지난해 1학기 성적을 살펴보니 6등급을 받은 영어를 제외하곤 전체 등급이 9등급으로 매우 낮았다”며 “B 고교에 괜히 왔고, 학교 자체를 다니고 싶지 않다고 수차례 밝히며 수업시간이며 항상 잠을 자다보니 학사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교장은 자퇴 당시 A 양이 경기권에 위치한 한 대안학교를 다닐 예정이란 말을 들었다고도 말했다. 교장은 “학교에선 지속적인 학사 관리가 가능하도록 교육청에 인가된 대안학교로 진학할 것을 권유했지만 부모가 비인가 대안학교를 가겠다고 주장했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후 A 양이 대안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않고 학업이 중단되다시피 했다는 것은 B 고교도 모르고 있었다.

A 양이 신경정신과를 지속적으로 다니며 치료를 받고 있다는 사실도, 자퇴를 받아주는 과정에서 조사하며 알게됐다고 한다. 당시 A 양의 담임 교사는 “하루종일 잠을 자고 의욕이 없는 친구다보니 돌봄이 필요한 친구로만 지목받았을 뿐”이라며 “폭력성이나 잔혹성 등이 주목받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런 A 양이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소식을 들은 B 고교 교장은 크게 놀라는 눈치였다.

결국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학업중단 청소년에 의한 범죄가 발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인천 연수경찰서는 30일 오후 A 양에 대해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 양은 지난 29일 오후 12시 47분께 인천 연수구 한 공원에서 초등학교 2학년생인 B(8) 양을 꾀어 유인한 뒤 공원 인근 자신의 아파트에 데려가 살해하고 훼손한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B 양의 부모는 같은 날 오후 4시 24분께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하지만, B 양은 같은 날 오후 10시 35분께 A 양이 살고 있는 아파드 옥상 내 물탱크 시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B 양은 유괴 직전 친구들과 놀다 “엄마에게 전화해야 한다”며 공원에 있던 A 양에게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했고, “집에 휴대전화가 있다”는 A 양을 따라 A 양의 거주지인 인근 아파트로 갔다 이번 일이 발생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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