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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김광석 삼정KPMG 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 ] 긴축의 시대에 직면한 한국기업의 과제
확장의 시대가 가고, 긴축의 시대가 왔다. 경기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경기부양에 집중되었던 시대가 종식되고, 기준금리를 다시 정상화 하는 긴축의 시대가 도래된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양적완화 및 기준금리 인하 등의 강도 높은 확장적 경제정책들이 주를 이루었다. 이후 미국 경제가 상당한 수준으로 회복되면서 2015년 12월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2016년 12월에도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상했고, 2017년 3월에 또 한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미국 경제가 견고한 성장 기조를 보이고 있다는 측면에서 긴축의 시대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실업률은 2013년 8% 수준에서 2017년 2월 4.7%까지 하락했다. 미국의 실업률은 자연실업률에 근접했다. 저금리를 선호하는 트럼프의 정책 기조에도 불구하고 긴축적 통화정책의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투자 진작, 일자리 증진 및 수출 확대 등을 강조하는 트럼프의 정책과는 독립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진행될 것이다.

미국 발 긴축의 시대 속에 한국은 상당한 통화정책 딜레마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견조한 성장국면에 진입했지만, 한국 경제는 유래 없는 저성장 국면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여전히 경기 부양에 초점을 두어야하기에 기준금리 인상이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 달러화와 한국 원화 가치의 격차가 벌어지면서, 한국으로 투자되었던 외국인 자금 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자금유출 우려가 상당하다면 한국에도 기준금리 인상이 당위적이나, 기준금리 인상 시 더 위축될 투자와 고용이 큰 문제이고, 가계부채와 내수 소비에도 비상이 걸린다.

긴축의 시대에 직면한 한국 경제가 가장 우려해야 하는 점은 단연 신흥국 수출이다. 미국의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달러화 가치가 상승하고 신흥국들에 투자 되었던 자금이 미국으로 회수되고 있다. 특히, 신흥국 중에서도 달러화 표시 부채에 많이 의존하고 있는 국가들은 채무상환능력이 현저히 떨어져 외환위기 발생 위험이 있다. 최근 국제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총부채 중 달러화 표시 부채 비중이 30%를 상회하는 몇몇 신흥국들을 취약(fragile)국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미국 발 긴축의 시대에 직면한 한국 경제는 상당한 대외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직접적인 자금유출에 따른 금융불안 가능성은 우려할 만한 사항이 아니라 하더라도, 중국, 신흥국 등 몇몇 대상국에 편중되어 있는 한국의 수출구조는 위험할 수 있다. 트럼프의 강도 높은 보호무역조치들과 함께 기준금리 인상의 난관에 직면하는 신흥국들의 경제위기는 곧바로 한국의 수출위기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기가 견조하게 회복되는 만큼 미국을 겨냥한 고부가가치의 소비재 수출전략을 마련하고, 글로벌 공급사슬을 재구조화(restructuring)하는 시도도 필요하다.

주요 신흥국들의 위기가능성을 상시적으로 진단하고, 내수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는 국가들을 중심으로 수출대상국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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