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보다는 맛과 가격 선호도 한몫
-집밥 선호 줄면서 장류도 함께 시들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지난해 식품 판매 트렌드의 가장 큰 특징은 주식(主食)의 성장과 부식(副食)의 감소였다.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품목들을 살펴보면 간편식품, 김치, 빵, 라면 등이였고 감소한 품목으로는 밀가루, 설탕, 고추장, 식용유, 간장, 스낵 등이다. 즉, 간편조리식과 그 보완재는 성장한 반면 기존 집밥 보완재는 시장 규모가 감소한 것이다. 이는 1~2인가구 증가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1~2인 가구 및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가정간편식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간편식으로는 CJ제일제당의 ‘햇반’이다. 과거 햇반과 같은 가공식품들은 ‘비상식품’ 성격이 강했지만 최근 ‘혼밥족’의 증가로 가정 필수품으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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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CJ제일제당 ‘햇반’] |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오뚜기는 ‘맛있는’, ‘옛날’ 등의 컨셉으로 브랜드 전략을 강화해 CJ제일제당에 대응하는 한편, 동원F&B가 압도적 지위를 보였던 죽시장 공략에 나섰다. 죽 시장은 과거 CJ제일제당이 진입에 실패하고 철수한 경험이 있는 시장이기 때문에 오뚜기의 죽 시장 진입 성패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풀무원은 삼계탕, 순두부찌개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고 대상은 쿠킹밸브를 이용해 열에 의한 원재료 손상을 줄이는 ‘휘슬링쿡’이라는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오뚜기 죽, 풀무원 주요 탕류 제품, 대상의 휘슬링쿡의 소매판매는 2016년에 전년대비 모두 약 50억원 가량 증가했다.
또 다인가구 시절 소비자들은 가족의 건강을 우선순위에 두었다면 1~2인 가구가 늘어난 지금은 소비자들이 맛과 가격에 우선순위를 두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추세에서 기존 맛있는 제품으로 포지셔닝된 스팸 등의 매출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CJ제일제당의 스팸 단일 품목 매출이 올해 증가했지만 CJ제일제당이 약 70%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연어캔 시장규모는 감소했다. 이는 WHO(세계보건기구)의 육가공품에 대한 부정적인 보고서에도 불구하고 육가공품을 선택하는 1~2인 가구 소비자들이 건강에 대해 다인가구 만큼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빵시장 역시 2014년과 2015년에는 1% 미만의 증감을 보였으나 2016년 10%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SPC삼립의 샌드위치 브랜드인 샌드팜이나 롯데푸드의 토스트류의 성장이 눈에 띈다. 샌드위치나 토스트류는 한식에 비해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기 때문에 아침식사 혹은 이동 시에 한식보다 편해 1~2인가구 소비자들이 더욱 선호한다. 빵시장을 두고 업계간 싸움도 치열하다. 롯데제과가 호빵(찐빵) 리뉴얼을 통해 SPC삼립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고 롯데푸드는 토스트, 버거, 샌드위치류를 제조해 매출을 증대시키고 있다. 이에 맞서 SPC삼립은 샌드팜, 상하이스파이스버거 등 1인 가구 증가에 수혜를 보는 라인업을 강화시키는 전략으로 맞서고 있다.
반면 지난해 장류 시장은 부진했다. 지난 2016년 고추장, 간장, 조미료 시장은 각각 전년대비 14%, 9%, 4% 감소했다. 대신 1~2인 가구 비중 확대로 인해 간편식 시장이 성장하면서 고추장, 간장 수요가 B2B로 전환됐다. 대상은 고추장에서는 CJ제일제당과 사조에게, 간장에서는 샘표식품에게 점유율을 빼앗겼다. 3년 동안 점유율이 고추장은 4.8%포인트, 간장은 4.1%포인트 하락했다. 그러나 최근 1년간의 점유율 하락폭은 고추장과 간장이 각각 0.4%포인트, 0.2%포인트 하락하면서 여전히 부진 하기는 해도 점차 안정화 되어가고 있는 추세다. 다시다와 미원이라는 브랜드로 대표되는 조미료 시장에서는 CJ제일제당과 대상의 점유율이 모두 하락하는 대신 소규모 기업들의 점유율이 상승하고 있으나 CJ제일제당은 조미료 시장에서 감소한 매출과 유사한 매출을 양념장 시장에서 증가시키며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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