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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케어 좌초 후… ‘친인척 비선’ 키우는 트럼프
-이방카 이어 쿠슈너, 백악관 최강 실세 등극
-쿠슈너가 이끄는 미국혁신국, 민간기업 경영 스타일 도입
-측근정치 시대 개막, 위험 상존
-WSJ “1월, 쿠슈너가 러시아 은행장과 면담”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케어(미국건강보험법)’ 좌초 이후 이른바 ‘친인척 정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맏딸인 이방카 트럼프가 공식 직함 없이 백악관 웨스트윙(집무실)을 차지한 데 이어,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미국혁신국’ 수장을 꿰차며 권력 실세임을 입증했다.

27일(현지시간) AP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이 백악관의 새로운 기구 ‘미국혁신국(Office of American Innovation)’을 이끈다. ‘전략 컨설턴트들의 특수기동대(SWAT)’라는 별칭이 붙은 이 조직은 전직 기업 경영인들이 대거 참여해 정부의 조직과 경제 정책에 혁신을 가한다. 핵심은 기업에서 중시하는 ‘혁신 아이디어’를 정부 정책에도 도입하는 일이다. 개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디나 파월 백악관 경제고문 및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크리스 리들과 리드 코디시 백악관 보좌관 등이 합류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사진=AP연합]

WSJ은 “쿠슈너는 미국혁신국을 관장하며 민간 기업의 효율 중심 사고를 정부 정책에 불어넣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혁신국에선 정보 기술의 현대화 등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지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쿠슈너 선임고문이 친족 등용과 관련한 법을 위반하지 않는다는 법적 조언을 받은 뒤 이 역할을 수용했다”며 “앞으로 무보수로 일할 것”이라고 전했다.

AP통신은 “쿠슈너의 백악관 내 역할이 더욱 전면에 부각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힘을 실어줬던 스티브 배넌 수석전략가 대신 사위인 쿠슈너를 중심으로 권력을 재편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WSJ이 백악관 내 ‘전략팀’ 구성 움직임을 보도한 바에 따르면, 당시 배넌이 수장으로 거론됐으나 몇달 만에 쿠슈너가 이 자리를 꿰찼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보하는 혁신국은 백악관 권력의 중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막대한 쿠슈너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쿠슈너의 급부상은 임기 3개월째를 맞은 트럼프 정치의 변곡점으로도 볼 수 있다. 그는 최근 맏딸인 이방카 트럼프에게도 백악관 내 집무실을 내주며 적극적인 ‘친인척 정치’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방카 트럼프는 과거 “백악관서 어떤 공식 직책도 맡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백악관을 드나들며 주요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 여전히 공식 직함은 없지만 이제 남편인 쿠슈너가 이끄는 혁신국의 인력 개발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트럼프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 차남 에릭의 정치 개입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도 맏딸 부부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은 본격적인 ‘친인척 정치’에 대한 의지로 해석될 수 있다. 이방카는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 대신 실질적 ‘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아베 신조, 앙겔라 메르켈 등 각국 정상들과 자리에 참석하는 등 막강 권력을 보여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와 남편 재러드 쿠슈너. [사진=AP연합]

또 두 아들은 ‘정치 불개입’을 선언했지만, 정부 출범 뒤 공화당 모금 행사에 참석하거나 SNS 등을 통한 발언 횟수를 늘리고 있다.

문제는 정확한 선을 긋지 않고, 가족들이 정치에 개입하면 법적 경계의 선을 넘나드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이방카 트럼프의 경우 자신의 이름을 건 사업가로 활동하면서 ‘비선’으로 백악관 정책 결정에 개입하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불거진 상태다. 이를 방치하면 트럼프 정부가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미 언론들은 지적했다.

쿠슈너의 경우 위험 부담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WSJ은 쿠슈너가 지난 1월 러시아의 국영 은행인 ’브레시코놈뱅크(VEB)’의 세르게이 고르코프 은행장과 면담을 했다고 보도했다. VEB는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이후 미국의 제재 대상에 올랐다. 미 재무부는 미 재부부는 이들 은행과 금융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트럼프와 러시아 간 내통 관련 의혹이 점차 가열되는 상황에서, 미 상원 정보위원회는 쿠슈너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AP통신은 “미 상원 정보위가 러시아의 대선개입 의혹 관련해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을 조사하기로 했다”며 “이와 관련해 그가 정보위 청문회에 출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에서 “쿠슈너 고문은 외국의 주요 관계자들과 접촉하는 업무를 맡아왔다”며 “쿠슈너 고문은 어떤 것도 숨기려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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