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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상장사들 자사주 취득 급증… 소각률은 떨어져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주식가격 관리를 위해 국내 상장사들의 자사주 취득이 지난해 이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주주 환원 효과를 높이는 자사주 소각 비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은 유통주식수를 줄임으로서 주가상승 효과를 가져오지만 자사주 취득 이후 소각이 이뤄지지 않으면 효과는 일시적일 수 있다.

[자료=자본시장연구원]

28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코스피(KOSPI) 상장사들의 자사주 취득이 해마다 증가하며 자사주 규모가 지난 2010년 56조2000억원에서 올해 85조4000억원으로 50% 넘게 증가했다.

특히 2015년 말부터 지난 15개월 동안 14조5000억원의 자사주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7년 간 증가분인 29조2000억원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처럼 매입된 자사주의 소각 비중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1월부터 지난 21일까지 코스피 상장사들의 자사주 취득 규모는 모두 22조2000억원이었으며 소각 규모는 17조1000억원으로 76.6%에 달했다.

그러나 이는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작업이 반영된 착시효과로, 삼성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12조10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하고 9000억원밖에 소각하지 않았다. 자사주 소각률은 7.3%에 불과하다.

시장은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을 현 주가의 저평가 판단 혹은 적대적 기업인수 방어로 본다. 투자자들은 주가상승 가능성을 놓고 자사주 취득 기업 주식 수요를 높이고, 이는 주가상승으로 이어진다. 또한 기업이 자사주 취득을 함으로써 유통주식수가 줄어들고 공급이 줄어들어 주가가 상승할 수 있다.

강소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러나 “자사주 취득이 시중에 거래되는 주식을 감소시키기는 하나 향후 기업이 필요와 판단에 따라 되팔게 되면 주식 수는 다시 증가한다”며 “자사주 취득 자체만으로는 주식 수 감소 효과가 일시적인 것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강 연구위원은 “기업이 취득한 자사주를 영구적으로 사내에 보유하지 않는 이상 자사주 취득은 일시적인 효과를 가지며 소각은 영구적 배당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업이 자사주 매입을 주주환원보다 주가관리의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강소현 연구위원은 “주식시장이 침체하고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 자사주매입을 통해 주가하락을 방지하고 반대로 주가가 상당한 수준에까지 상승해 있는 경우 취득한 자사주를 처분해 지분이익을 취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기업이 자사주 매입을 주주환원이 아닌 주가관리나 자금조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이익창출이 안정적이고 자금유출 변동성이 낮은 기업의 경우 자사주 소각을 주주환원정책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주주는 이러한 특성의 기업에 대해서는 취득한 자사주를 소각해 영구적인 배당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소각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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