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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나들이 한강…그러나②]미세먼지 자욱한데 공원은 북적북적
-국내 등급 ‘보통’…WHO기준엔 ‘나쁨’
-등급만 믿은 시민들 마스크없이 운동


[헤럴드경제=원호연ㆍ홍담영 기자]기온이 올라가면서 겨우내 접어뒀던 야외활동과 운동을 다시 시작하는 시민들이 많다. 그러나 봄철엔 황사는 물론 미세먼지가 심각해 자칫 건강을 챙기기 위해 하는 운동이 도리어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느슨한 우리나라 미세먼지 등급 기준이 시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에서 석면과 동급인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을 정도로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 면역이 생기지도 않고 치료법도 따로 없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경우 외출을 삼가고 불가피하게 집을 나설 경우엔 방진마스크를 쓰는 등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등급기준이 세계보건기구에 비해 낮아 시민들의 경각심이 낮다. 미세먼지가 자욱했던 지난 26일 한강시민공원에서 운동하는 시민들 중 방진 마스크를 한 사람은 매우 적었다. 홍담영 기자/lotus@heraldcorp.com

우리나라 미세먼지 예보등급기준은 ▷좋음 0~30㎍/㎥ ▷보통 31~80㎍/㎥ ▷나쁨 81~150㎍/㎥ ▷매우 나쁨 151㎍/㎥ 이상 등 총 4단계로 나뉘어져 있다.
문제는 WHO의 미세먼지 등급 기준에 비해 우리나라 등급분류가 느슨하다는 점이다

WHO의 미세먼지 나쁨 등급 기준은 50㎍/㎥ 부터다. WHO 기준으로 50㎍/㎥ 이상으로 농도가 높아지면 시민들이 “대기가 나쁘다”고 인식하게 되는 반면 우리나라 기준은 80㎍/㎥ 이상으로 높아져야 경각심을 가지게 된다. 그만큼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 시민들이 방진 마스크 구비 등 미세먼지 대책에 둔감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26일 이촌한강공원과 뚝섬한강공원 일대에서 운동을 하는 시민들 중 방진 마스크를 쓴 사람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날 서울 시내 미세먼지 농도는 새벽 6시 49㎍/㎥로 시작해 하루종이 50~70㎍/㎥대를 유지했다.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보통’등급이었지만, WHO 기준치로 따지면 ‘나쁨’ 수준이었던 셈이다.

뚝섬한강공원에서 조깅을 하던 임성우(32)씨는 “요새 매일 운동을 하러 나오는데 미세먼지가 스트레스”라며 ”매일 운동하러 나오면 마스크를 쓰는 사람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 스스로도 “오늘은 그리 심하다는 얘기가 없어서 착용하지 않았다“며 겸연쩍어 했다.

주거 지역이 인접해 운동하는 사람이 더 많은 이촌한강공원도 마찬가지 상황. 이성기(54)씨는 “수치를 일일이 신경쓰면 못 산다”며 “아주 나빠 보일 때만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수동에 거주하는 최영실(63)씨는 ”친구들이 미세먼지는 집에 더 많다고 하고 시원한 바람을 쐬는게 더 낫다고 생각해 마스크를 가지고 있지만 쓰지 않는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촌동에 사는 안미숙(57)씨는 “등급 기준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아 미처 몰랐다”며 “국민의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더 강화돼야 한다”고 꼬집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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