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자유한국당 대선주자인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연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좌파 대 우파’ 구도로 우파 결집을 주장하고 있다. 친노세력의 부활을 경계하고 보수 지지층을 결집시켜 ‘기울어진 운동장’에 반전을 꾀하려는 전략이다. 홍 지사의 강한 표현은 세간의 이목을 모으고 있지만, 여론조사 결과는 아직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기 요원해 보인다.
홍 지사는 27일 BBS 라디오에 나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되면 노무현 대통령 2기에 불과하다”면서 “노무현 정권은 뇌물로 출발해 뇌물로 끝난 정권”이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또 “(노무현 정부) 사람들이 뇌물을 주고받았을 때 실장이 몰랐다고 그렇게 얘기한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금 최순실을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과 똑같다”고 문 전 대표를 몰아세웠다.
또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박 전 대통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이자 특수본부장은 노무현 정부 때 문재인 민정수석ㆍ비서실장 밑에서 사정비서관으로 일했던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검찰이 문재인 대선 가도에 어떤 결정적 역할을 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 영장이 청구되자 SBS TV토론회의 모두발언에서도 “아마 검찰이 문재인 대선가도에 박 전 통을 구속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나 판단하고 영장 청구한 것 같다”고 발언했다.
‘막말’이라는 평가까지 듣는 홍 지사의 발언은 철저히 계산에 따라 나오는 것이라는 것이 그의 대답이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면 전날 뉴스를 스크랩해 기자들의 예상 질문에 대한 답을 준비하고 나온다고 말한다.
지난 출마 회견에서 “유죄가 되면 노무현 대통령처럼 자살하는 것도 검토하겠다”라고 한 발언, 세월호 인양과 관련해서는 야권을 겨냥해 “그런 식으로 어린 학생들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3년 동안 했으면 됐지 않았느냐”라고 발언하는 등 민감한 주제를 건드렸다.
홍 지사의 ‘거침없는’ 언행은 보수층을 결집해 대선 구도를 ‘좌파 대 우파’, ‘친노 대 우파’로 설정하고 현재 진보진영이 주장하는 ’정권교체‘ 프레임을 무력화해 보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홍 지사는 이날 라디오에서 “지금 야당에서 자꾸 이야기하는 것이 정권교체인데 교체될 정권이 없어졌다”면서 “정권교체가 아니고 신정부 수립을 어떻게 할 것인가 그것이 국민적 관심사”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표의 ‘정권교체’ 프레임이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다.
‘야당의 저격수’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그지만, 대선이라는 ‘전쟁’의 승패를 뒤집기에는 한계가 있다. 운동장이 이미 많이 기울었다.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서(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차기 대통령으로 홍 지사에 대한 지지는 9.5%에 그쳤다. 34.4%를 기록한 문 전 대표의 1/3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후보의 지지 기반인 정당 지지도에서도 민주당이 50.4%를 기록한 반면, 한국당은 13.7%으로 공동 2위 자리를 간신히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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