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거세지고 있다. IT 기술의 발전에 따라 하나의 트렌드로 인식되던 것이 이제는 경제와 산업뿐 아니라 일상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태풍으로 변하는 모습이다.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혁신을 핵심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은 스스로 지능을 갖춘 기계와 제품이 서로 연결되는 초연결의 시대가 열리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지식정보사회가 특징인 3차 산업혁명이 지구의 대기를 촘촘한 통신망으로 덮었다면, 4차 산업혁명은 수많은 센서들이 지구의 지표면을 에워싸는 새로운 모습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개막으로 자율주행 자동차 등 산업측면에서의 다양한 시도와 전망이 이루어지는 것과 함께 직업의 세계에서도 부상하는 직업과 쇠퇴하는 직업에 대한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이처럼 IT 기술의 융합이 만들어낸 새로운 패러다임인 4차 산업혁명은 미래의 한국무역을 이끌어갈 무역인력의 자질과 요건에 대해서도 새로운 프레임을 요구하고 있다.

1960년대 초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시작으로 이루어진 한국경제의 발전과정은 대외개방 경제정책을 기반으로 한 무역의 성장과정으로 요약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무역인재의 양성과 활약은 한국이 무역대국으로 발돋움하는데 중요한 원동력이 되었다. 1965년 설립된 수출학교가 현재의 한국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로 변모할 때까지 지난 50여 년간 배출된 40만 명에 가까운 무역인재들이 세계시장을 발로 누비면서 지금의 무역강국을 만들어낸 것이다.

하지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보호무역주의가 부각되는 등 대내외 무역환경이 급변하고 제4차 산업혁명의 확산으로 새로운 기술과 산업이 부상하는 상황에서 기존의 무역인재 양성 프레임이 앞으로도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새로운 패러다임에 맞춰 우리의 무역인재 양성전략도 새로운 틀을 구축해야 하는 시점인 것이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무역인재 양성전략은 산업발전 단계별로 변화를 거쳐 왔다. 경제성장의 초기에는 무역실무와 함께 의사소통에 주안점을 둔 외국어 능력을 위주로 진행되었으며, 제조업이 수출주력 산업이 된 이후에는 해당 산업과 제품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요건으로 부각되었다. 또한 IT 제품이 수출주력품목이 되고 전자상거래를 통한 무역이 활성화되면서 디지털 기술에 대한 이해와 활용능력이 커리큘럼에 포함됐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춰 한국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도 지난해 3T(Trade, Trend, Technology) 기반의 융합형 무역인재 양성을 새로운 목표로 설정하고 무역실무와 마케팅 능력뿐 아니라 시대변화를 능동적으로 이끌어나갈 인재양성 프레임을 구축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여는 시점에서 이를 적극 활용하여 한국무역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갈 융합형 무역인재의 양성이 시급한 과제라는 것을 인식한 결과다.

그러면 대내외 무역환경의 변화에 슬기롭게 대처하고 신성장동력을 개척해 한국무역을 한 단계 더욱 성장시킬 무역인재는 어떠한 역량을 갖추어야 할까?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융합형 무역인재는 진취적인 도전정신과 창의성, 그리고 글로벌 시장을 자기 것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는 전문지식과 의사소통 능력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또한 다양한 현장경험이 독창적인 아이디어 창출의 기반이 되는 것을 감안해 글로벌 무역인턴십 프로그램을 비롯한 해외현장 체험과 함께 꾸준한 독서를 통하여 사고의 폭을 넓히는 노력도 이루어져야 한다.

미래의 한국무역을 이끌 융합형 무역인재는 ‘할 수 있다’는 신념과 ‘하면 된다’는 도전정신으로 무장하고 디지털 혁신을 새로운 부가가치로 연결할 수 있는 창의적인 인재가 돼야 하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는 지금까지 한국무역의 성장에 중요한 인재 공급원의 역할을 한 것처럼 앞으로도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할 융합형 무역인재 양성에 전력을 기울일 것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땀을 흘리는 융합형 무역인재가 한국무역의 가장 큰 경쟁력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