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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산 경유 수입 여전히 ‘0’…오히려 우리가 65개월래 최대치 수출
-2월에도 중국산 경유 한 방울도 안 들어와
-오히려 對中 경유 수출 65개월만에 최대치
-업계 “석유제품 가격 경쟁력 우리가 월등”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올해부터 중국산 경유가 국내에 유입될 것이란 전망과는 달리 지난 1월에 이어 2월에도 중국산 경유의 국내 수입량은 전무한 것으로 확인됐다.

27일 한국석유공사가 집계한 석유제품 수출입정보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 동안 중국산 경유는 국내에 단 한 방울도 수입되지 않았다.

경유 환경 기준을 올해부터 한국과 똑같은 수준으로 강화한 중국이 우리나라로 경유를 쏟아내리란 전망이 빗나가고 있는 것이다.


중국은 올해부터 자국에서 사용되는 경유의 황 함량 기준을 기존 50ppm 이하에서 한국과 같은 10ppm 이하로 강화했다. 애초 휘발유에 비해 경유가 펑펑 남아도는 중국이 올해부터 한국에 값싼 경유를 수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 이유다.정유업계는 긴장했고,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국내 경유 가격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중국산 경유가 한국에 전혀 유입되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 정유사들이 탈황 설비 업그레이드를 아직 완료하지 못해 자국 수요 맞추기에도 급급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오히려 우리 정유사들이 대 중국 수출 물량을 크게 늘리며 신바람을 내고 있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2월 한 달 동안 우리나라 정유사들이 중국으로 수출한 경유는 175만8000배럴에 달한다. 단일 월 기준으로 지난 2011년 10월 이후 65개월만에 최대 수출 물량이다. 금액으로도 1억2180만달러(한화 1361억원) 어치에 달한다.

한국 정유사들은 지난 1월에도 128만9000배럴의 경유를 중국으로 수출하는 성과를 냈다. 중국의 환경 기준 강화 정책이 우리 정유사들에게 일시적이나마 기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2015년 이전만 해도 우리나라의 대 중국 경유 수출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수출 물량이 전혀 없는 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이 11개 대도시를 대상으로 황 함량 기준 강화를 시범도입하면서 대 중국 경유 수출이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중국 정유사들의 설비 업그레이드 미비가 우리 정유사들에게 기회로 작용하는 일이 이미 작년부터 시작된 것이다.

이 틈새를 잘 공략한 우리 정유사들이 지난 한 해 중국에 경유를 수출해 벌어들인 금액은 총 7100억원에 달한다.

정유4사 합계 8조원 넘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 달성에 대 중국 경유 수출 증가가 상당 부분 기여한 것이다.

중국 정유사들이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설비 업그레이드를 완료하고 반격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있다. 중국산 경유의 진정한 유입 여부를 판단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정유업계는 중국 정유사들의 설비 업그레이드 문제와는 별개로 국내 정유사들의 가격경쟁력이 월등하다는 보다 근본적 이유를 들며 크게 우려하지 않는 분위기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경유를 비롯한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가 싱가포르 국제 시장가격을 기반으로 치열한 가격 경쟁을 벌여 나온 결과물”이라면서 “중국 경유가 황 함량 기준을 맞췄다고는 하지만 운송비는 물론 세탄가(Cetane numberㆍ경유의 성능을 평가하는 수치) 등 국내의 디테일한 스펙을 맞추는 비용도 추가로 발생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중국산 경유가 국내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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