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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밖에서 먹는게 겁나네”…먹거리 포비아
-치킨만 봐도 불안…먹거리 안전 불감증 가중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치킨값 인상 내다봐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초등학교 앞에서 파는 컵강정도 이젠 불안하네요. 우리 아이들이 하굣길에 가끔 사달라고 조르면 마지못해 사주곤 했는데…. 그동안 먹은 것을 되돌릴 수도 없네요.” “브라질 닭고기에 대한 인식이 더 나빠졌죠. 치맥을 좋아했는데 앞으로 더이상 안찾을 것 같아요.”

닭의 수난시대다.

아직 끝나지 않은 조류인플루엔자(AI)부터 국민 간식이라 불리는 치킨의 가격 인상 파동에 이어 이번에는 브라질 부패 닭고기 논란까지 불거졌다. 특히 브라질 부패 닭고기 사태는 먹거리 안전에 대한 문제이다 보니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치킨 먹는 이미지.]

소비자들은 혹시 외식을 하다 부패닭을 먹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연이어 발생하는 논란에 속이 타는 것은 소비자뿐만이 아니다. 브라질산 닭고기 대부분이 노점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닭강정이나 닭꼬치 등으로 만들어지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안감으로 인한 영세 자영업자들의 타격 역시 불가피하다.

치킨 관련 제품을 제조ㆍ유통하는 업체들마다 브라질산 닭고기 사용을 중단하고 있지만 정부차원의 대책이 나오지 않아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브라질산 닭이 앞으로도 사용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치킨업계 전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더 급한 것은 식품업체들이다. 닭고기 가공 제품을 사용하는 식품업계에도 브라질산 닭고기 파문의 불똥이 튀었다.

문제가 된 작업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아니지만 일부 제품에 BRF 제품을 포함한 브라질산 닭고기를 원료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고메 순살 크리스피’ 생산을 중단했다. 마니커에프앤지 역시 브라질 BRF에서 수입한 닭고기로 만든 ‘순살치킨가라아게’ 생산을 중단하고 100% 국내산 닭고기가 사용된 ‘리얼치킨 통살 가라아게’ 제품으로 교체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향후 지켜봐야할 점이 치킨 가격이다. 일각선 국내 치킨 시장에도 파장이 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브라질 부패 닭고기 파동이 전체 수입산 닭고기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정부가 관세를 면제해 공급을 확대할 예정인 수입산 닭고기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 반면 국내산 닭고기 수요는 늘어나고 그만큼 가격도 추가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업체들과 이들 업체들에게 닭을 공급하는 대형 닭고기 유통업체들도 국내산을 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까지 정부가 세무조사 카드까지 꺼내며 억지로 업체들의 가격인상을 억제해 왔지만 이번 브라질 부패 닭고기 파동으로 국내 닭고기값 인상 압력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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