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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은 결핵 예방의 날 ①] 먹고 살만큼 됐으면 뭐하나, ‘결핵 후진국’ 코리아
-매년 3월24일은 ‘결핵 예방의 날’
-한국, 발생률 OECD 1위 ‘불명예’
-2주이상 기침ㆍ야간 발열땐 의심
-“감기와 증상 비슷해…오인 위험”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24일은 ‘세계 결핵의 날’이다. 1882년 3월 24일 독일의 의사ㆍ세균학자인 로베르트 코흐 박사가 결핵균이라는 미생물이 당시 불치병이었던 결핵의 원인이라는 것을 밝혀낸 지 100년이 된 1982년, 이를 기념하기 위해 국제결핵및폐질병퇴치연맹(IUATLD)이 제정한 날이다. 우리나라도 역시 2010년부터 매년 3월 24일을 ‘결핵 예방의 날’로 지정해 오고 있다.

의학의 발전을 통해 이제 결핵은 예방과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 됐지만, 아직도 전 세계에서는 1분마다 3명이 결핵으로 사망할 정도로 무서운 질환이다. 결핵은 옛날에 못 먹고 못 살았던 사람들이 자주 걸렸다 하여 ‘가난의 질병’, 감염 관리와 영양이 부실한 지역에서 주로 유행해 ‘후진국병’으로 불린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예외다. ‘한강의 기적’을 일구며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가난한 신생 독립국에서 세계 11위 경제 대국으로 도약했지만, 결핵에 대해서는 후진국이다. 

결핵은 감기와 증상이 비슷하므로 의심되면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전문의들은 충고한다. 사진은 흉부 X선 촬영을 통해 결핵 관련 검진을 받고 있는 모습. [사진=헤럴드경제DB]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우리나라는 결핵 발생률 1위(10만명당 80명)였다. 2위인 포르투갈(10만명당 23명)보다도 3.5배가량 많은 수치다.

이에 대해 전문의들은 “결핵은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일반인이 구분하기 쉽지 않아 자신이 결핵 보균자임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되고 밤에 열이 나면 결핵으로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야 결핵 발생률을 줄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척추결핵 등 폐외결핵은 전염 안돼”=결핵은 결핵균이라는 세균에 감염된 질환이다. 이 결핵균이 환자의 기침 또는 재채기를 통해 공기 중으로 배출돼 이를 주위 사람들이 들이마심으로써 감염된다. 일반적으로 결핵이라고 일컫는 질환은 폐에서 발병하는 폐결핵으로, 결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장복순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발생 위치에 따라 림프절결핵, 척추결핵, 장결핵 등도 발병될 수 있는데, 이러한 결핵은 폐외결핵으로 타인에게 전염되지 않는다”며 “결핵은 에이즈, 규폐증, 만성 폐쇄성 폐질환, 만성 신부전(투석), 당뇨 등 기저 질환이 있거나 면역 억제제 투여를 받는 환자, 영양실조, 심한 저체중 등이 있는 환자에서 발생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결핵은 호흡기를 통해 감염된다. 전염성 있는 폐결핵 환자가 말을 하거나 기침, 재채기를 할 때 미세한 침방울이 공기 중에 남아 있다가 주변 사람이 숨을 쉴 때 폐 속으로 들어가며 감염된다.

장 교수는 “흔히 환자와 함께 밥을 먹거나 물건을 같이 사용하면 전염되는 것으로 생각하는데, 일반적인 전염병과 달리 결핵 감염은 개인위생 상태와 상관없다”며“결핵 환자가 사용한 수건, 식기류, 음식 등을 통해서는 전염되지 않기 때문에 결핵 환자와 물건을 함께 사용해도 무방하다”고 했다.

“치료제 임의 중단하면 약에 내성 생기는 다제내성 결핵으로 발전”=문제는 결핵은 기침, 가래 등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일반인이 구분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때문에 환자가 감기로 오인,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증상이 심각해지는 경우가 많다. 장 교수는 “확진을 받기 전까지 주변 사람에게 전염시킬 가능성이 있으므로, 결핵은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며 “기침이 2주 이상 지속되고 밤에 열이 있는 경우에는 결핵으로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결핵에 걸리면 대표적으로 기침, 가래, 발열(미열ㆍ오한), 체중감 소 등의 증상을 보인다. 결핵이 의심스러워 병원을 방문했다면 가래 동반 여부와 상관없이 흉부 X선 검사와 결핵균 검사(객담 황산균 도말 배양검사ㆍ결핵균 핵산 증폭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의의 충고다.

현재 유일한 결핵 치료법은 약을 복용하는 것이다.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 기간은 6~18개월 걸린다. 장 교수는 “증상이 호전됐다고 결핵이 완치된 것으로 임의로 판단해 약 복용을 중단하는 사례가 많다”며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면 죽지 않은 결핵균이 다시 재발하여 다제내성 결핵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다제내성 결핵이란 결핵 치료제에 대한 내성을 가진 결핵을 말한다. 장 교수는 “다제내성 결핵일 경우 치료 기간이 18~24개월에 이르고 치료 성공률도 44~66%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규칙적인 약 복용을 통해 초기에 치료를 끝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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