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단독]연세대 ‘단톡방 성희롱’ 발생 학과, 다른 학번서 또 성폭력고발 대자보
-13학번 ‘단톡방 성희롱’ 파문 1주만에 12학번 폭로
-신체접촉 등 직접적 성추행 사실까지 서술돼 있어
-대자보 두고 온ㆍ오프라인상에 지지 및 반론 이어져


[헤럴드경제=신동윤ㆍ박주영 기자]얼마전 ‘단톡방 성희롱’ 사건으로 문제가 발생했던 연세대 내 모 학과에서 또 다시 동기들로부터 수년간 성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의 익명 대자보가 게재돼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연세대에 따르면 지난 13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중앙도서관과 한 단과대학 건물에 자신을 ‘XX학과 12학번 어느 여학생 1’로 지칭한 A 씨가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직접 겪었던 각종 성추행 및 단톡방 성희롱 사건등을 담은 대자보를 게시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XX학과는 지난 6일 학생회관 앞에 13학번 남학생들의 성희롱 발언이 그대로 담긴 익명의 대자보가 붙으며 논란이 발생했던 학과다. 당시 대자보에는 남학생들이 단체 대화방에서 여학생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ooo는 주먹(주면 먹는다)과 주절먹(주면 절하고 먹는다) 사이에 있지 않음?”, “ooo성격에 ooo얼굴에 ooo 가슴이지”, “ooo 108배 하고 먹는다” 는 대화를 주고 받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파문이 일었다.

13학번의 대자보가 게시된 지 1주일이 지난 뒤 새로 대자보를 게시한 A 씨는 자신이 소속된 12학번 역시 13학번과 다르지 않게 성추행 및 성희롱이 자행됐다며 고발하는 글을 게시했다.

이번에 새로 작성ㆍ게시된 대자보에 따르면 A 씨에 대한 동기 남학생들의 성추행 및 성희롱은 새내기 시절인 지난 2012년부터 시작됐다. A 씨는 함께 엠티를 떠났던 남자 동기 B 씨가 자신을 상대로 성추행을 벌였고, 이후 사과의 뜻으로 ‘소주 한 병 원 샷’으로 대신하는 등의 행동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또 같은 해 시험기간 또 다른 남자 동기 C 씨가 중앙도서관 지하에서 공부 중이던 A 씨의 옆자리에 앉아 “좋은 냄새가 난다”며 껴안다시피 몸을 밀착했고, 이에 불편함을 느낀 A 씨가 자리를 피할 때까지 주변에 있던 선배들조차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A 씨의 설명이다. 시간이 지나 지난해 새내기 오리엔테이션 뒷풀이가 진행됐던 노래방에서는 동기 D씨가 술에 취한듯 A 씨에게 기댄 채 몸을 더듬었다고도 대자보에 서술했다. A 씨는 “이전에도 몇 번 같은 일이 있었고 앞으로는 그러지 않겠단 약속을 받아낸 후였기에 이젠 방도가 없다는 생각만 들었다”고 당시 감정을 밝히기도 했다.

A 씨의 폭로 가운데는 카카오톡 등 메신저를 통한 성희롱도 있었다.

지난해 동기 모두가 소속된 단체 카카오톡 단톡방에 동기 E씨가 ‘섹드립(성적 유머)’이라 불리며 온라인상에 돌고 있는 몇 장의 사진을 올리는 일이 벌어졌다. 이 밖에도 A 씨는 지난 2014년 한 남자 동기 F 씨가 단체 메신저 상에서 언어 성폭력이 일어났었다는 점을 자신에게 고백하며 결백을 주장한 것에 대해 “이를 막지 못했고, 고발할 생각도 없었던 동기 F는 방관자이자 2차 가해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자보 말미에 A 씨는 “학교와 학과 당국이 나서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를 신속하면서도 엄중히 처벌해달라”고 요구했다. A 씨가 작성한 대자보에 익명으로 등장하는 남자 동기의 수는 총 11명에 이른다.

해당 대자보가 게시된 후 B 씨와 관련된 사항은 학내 성평등센터에 신고가 접수됐다. 연세대 측은 “학교에서 인지 후 절차에 따라 진행 중”이라며 “2차 피해 및 가해 문제에 대해서도 잘못된 행동이라 인식하고 추가 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익명 대자보가 게시된 후 이를 지지하며 남자 동기들의 ‘단톡방 성희롱’을 폭로하는 같은과 여학생의 또 다른 익명 대자보가 붙기도 했으며, SNS 등 온라인상에서는 이 같은 폭로에 대한 반론글까지 이어지며 논란은 더 커지는 모양새다.

한편, 지난 21일엔 A 씨가 작성한 익명 대자보에 등장했던 한 남학생이 자살을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 남학생은 다행히도 조기에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realbighea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