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방카 권력은 있고 의무는 없다? ‘셀프 정책’ 논란
-공식직함 없이 백악관 꿰찬 이방카, 이해상충 논란
-백악관 “광범위한 자문역 맡을 것”
-막강 권력 휘두르지만 윤리규정 안지켜도 돼
-美 대통령의 딸 백악관 입성 전례없어…윤리기준 ‘빨간불’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 트럼프가 공식 직함 없이 백악관에 입성하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번지고 있다. 그동안 집무실만 없었을 뿐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자문역을 해온 이방카가 백악관 사무실까지 꿰차자 공식적인 미 공직자 윤리기준을 준수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 폴리티코, CNN머니 등에 따르면, 이방카 트럼프는 과거 “백악관서 어떤 공식 직책도 맡지 않을 것”이라는 언급과 달리 실제로 백악관 집무실(웨스트 윙)을 차지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알아서 공직자의 윤리규정에 맞춰 행동하겠다는 ‘셀프 정책(self-policing)’ 기조를 밝혔다. 공식적으로 윤리 의무를 지진 않지만, 이방카 스스로 알아서 그 기준에 맞춰 행동하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 [사진=AFP]

백악관도 앞서 “이방카가 공식 직함 없이 트럼프 정부에 광범위한 조언을 하는 자문역을 맡는다”며 “이방카는 윤리 행위의 높은 기준을 맞추기 위해 변호사의 조언, 정부 윤리청의 협의에 따라 몇 가지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리 전문가들은 “셀프 정책이 (법률적으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고, 트럼프 가족, 그들의 사업과 트럼프 정부 간 경계를 흐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백악관 윤리자문관을 지낸 놈 에이슨은 “자발적으로 따를 수 있다는 건 자발적으로 따르지 않을 수 있다는 뜻도 된다”며 “이방카가 윤리 규정 적용대상이 되게 해 책임을 부여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비영리 정치감시기구 캠페인리걸센터(CLC)의 래리 노블 책임자는 “그들이 이해충돌 문제를 자꾸 회색 지대로 몰아넣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방카가 월급을 받지는 않지만 여전히 정부의 자원을 사용하고 있다”며 “따라서 연방 공무원들과 동일한 윤리 규칙을 따라야 한다”고 밝혔다.

공무원 윤리 관련법의 존재 이유가 그들에게 제공하는 특별한 권한 때문이므로, 이방카도 정부 자원을 활용하는 만큼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방카는 백악관 입성 이후 기밀취급 인가는 물론 정부가 제공한 통신장비를 받게된다.

이같은 논란에 대해 이방카의 변호사 제이미 고어릭은 “이방카의 역할이 확대됨에 따라, 그가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동일한 윤리 및 기록 보관 규칙 등을 준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방카 트럼프가 메르켈 독일 총리 방미 당시 회의를 주재하는 모습 [사진=AP]

앞서 이방카는 트럼프그룹의 부사장직을 내놓고 월급을 포기했다. 이방카는 또 670만 달러(약 412억 2100만원)의 자산을 매각하며 이해충돌 논란에 대비했다. 고어릭 변호사는 “이방카가 트럼프그룹의 지분을 고정된 지급금으로 전환했기 때문에 그룹의 재정 성과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방카는 자신의 패션, 보석 브랜드 소유권은 포기하지 않았다. 이방카 측은 계약상 의무 때문에 사업을 종료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공직 업무에 깊게 관여하면 사적 이익과 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CNN은 “이방카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미국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 이해충돌이라는 중대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그가 웨스트 윙에 입성하면 (공식)윤리 문제에 있어 빨간불이 켜지게 된다“고 전했다.

[사진설명=스칼렛 요한슨이 NBC방송의 시사풍자 코미디 프로그램 ‘SNL‘에서 이방카의 막강 영향력을 풍자한 영상 캡처 ]

이방카는 백악관 입성 후 트럼프에게 직장, 보육, 육아 휴직, 직업 훈련 등과 관련한 조언에 주력할 예정이다. 그러나 그녀의 업무는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할 수도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고어릭 변호사는 “이방카는 이해충돌의 잠재적 갈등을 인식하고 있으며 이를 피하기 위해 조심할 것”이라며 “예를들어 자신의 상표가 허가된 의류 제조 국가의 관세 관련 무역협정이 있다면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이방카의 백악관 입성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그는 공식 직함 없이도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해왔다. 세계 주요 정상들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동석하거나 회의를 주재하는 등 막강한 실세로 활약했다. 미국을 방문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함께 여성 경제인 행사를 주도하고 최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방미 기간에도 회의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의 경제매체 포천은 “이방카는 미국이 지금까지 겪은 ‘퍼스트 도터’와는 다르다”면서 “과거 대통령의 딸들은 이방카가 누리는 영향력과 권력에 가까이 오지도 못했다”고 보도했다.

CNN방송은 “이방카가 (백악관)자리를 차지하기 전 매우 전략적으로 행동했음이 드러났다”면서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가 이제 자리를 잡고 트럼프의 미국을 통치할 준비가 됐다”고 덧붙엿다.

bonjo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