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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 출두하던날, 법정에선 “朴 압박 심했다” 증언 쏟아져
-朴, KT회장에 직접 서류 보이며 사업 제안
-“대통령 지시 아니었으면 바로 거절” 증언

[헤럴드 경제=박일한ㆍ이유정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고 있던 21일 오후 서울법원종합청사 417호 법정. 김인회(53) KT 부사장이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순실(61) 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22차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박 전 대통령의 각종 사업 제안을 압박으로 느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이 최 씨와 공모한 정황을 뒷받침하는 증언이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황창규 KT 회장과 개별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통령은 황 회장에게 ‘잘 검토해 달라’는 말과 함께 직접 두 건의 서류를 내보였다. 최 씨가 소유의 더블루K의 연구용역 제안서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의 ‘KT스키단’ 창단 계획서다.

[사진=재판정에 들어서는 최순실 씨]

김 부사장은 “제안서 자체도 급조된 듯 조잡했고 전문성이 결여돼 보였다”며 “스키단 창단은 통신사인 KT에 필요한 상황도 아니었고 검토할 이유가 없었다”고 진술했다. 검찰 측이 “혹시 계획에 있던 사업은 아니었느냐”고 묻자 “전혀 없었다”고 단언했다. 오히려 “대통령의 지시가 아니었다면 바로 거절했을 것”이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의 압박은 계속됐다.

안 전 수석을 통해 최순실 씨의 관련 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KT 광고 대행을 맡기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김 부사장은 “말이 요청이지 기업 입장에서는 상당히 압박을 받는 게 사실”이라며 “(청와대는) 나라와 관련된 큰 일을 하는데 부탁하는 것들이 세세하고 전문성이 없어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당시 느낌을 전했다.

이날 법정에서 최순실 씨는 내내 무거운 표정으로 침묵했다.

종종 한숨을 짓는 등 초조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재판장이 “증인(김인회 KT 부사장)에게 직접 질문하겠느냐”고 물었지만 최 씨는 아무 말 없이 고개만 가로저었다. 상황에 따라 증인에게 직접 질문하며 적극적으로 방어하던 이전 모습과는 딴 판이었다.

최 씨는 뉴스를 통해 이날 박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을 알고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법정에서 자신의 진술이나 태도가 박 전 대통령의 조사에 나쁜 영향을 끼칠지 걱정했기 때문에 침묵으로 일관했을 것으로 보인다. 최 씨는 지난 10일 재판 도중 변호인을 통해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 파면 결정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휴정 시간에 ‘대성통곡’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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