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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검찰 출두]‘송구하다’ 말은 했지만…29자ㆍ2문장은 너무 짧았다
-최순실 게이트~탄핵인용~ 검찰조사
-공분 일으킨 ‘전 대통령 박근혜의 말’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메시지는 짧고 간결했다. ‘송구’하다는 말은 처음으로 꺼냈지만 29자, 2문장에 불과한 메시지는 속시원한 입장표명과는 거리가 멀었다.

21일 박근혜 전 대통령은 삼성동 자택을 떠난 지 7분 만에 중앙지검에 도착한뒤 새벽부터 대기중이던 취재진들 앞에서 ‘국민들께 송구하다. 성실히 조사받겠다’는 짧은 메시지만 전한 뒤 곧바로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21일 오전 9시 25분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25분께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정문 현관 앞 포토라인에 서서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고 밝힌 뒤 곧바로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많은 시민들은 이날 박 전 대통령이 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두해 단 29자에 그친 대국민 메시지에 대해 아쉽다는 반응을 보였다. 탄핵심판이 선고되고 검찰 소환을 당한 21일까지 국민들은 단 한 번도 대통령 측의 명쾌한 입장을 듣지 못했다.

최순실 씨 국정농단사태가 터진 이후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은 오히려 민심의 화를 키워왔다. 본인이 의혹의 중심에 있는 최순실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해명 진정성이 없었고 일부 내용은 거짓임이 드러나기도 했다.

세차례의 국민 담화…불지핀 촛불=JTBC 태블릿PC 최초보도 다음날인 지난해 10월 25일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1차 대국민 담화를 했다. 연설문이나 홍보물에 최순실의 도움을 받았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사과 대신 해명에 급급했다. 박 전 대통령은 “저로서는 좀 더 꼼꼼하게 챙겨보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한 일인데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치고 놀라고 마음 아프게 해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단의 질문을 일체 받지 않고, ‘녹화 형식’으로 대국민사과를 발표해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비난 여론이 쏟아지자 같은해 11월 5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두번째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지만 국민들의 비난은 커져만 갔다. 그는 “국가 경제와 국민의 삶의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바람에서 추진된 일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 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너무나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입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합니다”라고 발언한 내용의 풍자ㆍ비판 패러디가 봇물 터지듯 나왔다.

11월 29일 제 3차 담화를 발표도 마찬가지다. 그는 “오늘 이 순간에 이르기까지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마음으로 모든 노력을 다해왔습니다. 단 한순간도 저의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고 작은 사심도 품지 않고 살아왔습니다”고 변명에 급급했다. 박 전 대통령이 3차 담화에서 자신의 진퇴 문제를 국회에 미루는 듯한 태도를 보이자 이에 공분한 여론이 또 다시 전국을 촛불로 뒤덮었다.

직무정지~탄핵…답답한 朴=지난해 12월 9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이후 첫 입장표명을 한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1일 청와대에서 출입기자단과 신년인사회를 겸한 티타임을 함께 했다. 청와대 참모진과 탄핵심판 대리인단 외에 외부인을 만나는 것은 23일 만이었다.

이 자리에서 “저를 도와줬던 분들이 뇌물이나 뒤로 받은 것 하나 없이 일을 열심히 한 것인데 고초를 겪는 것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며 “저는 일정이 없어 관저에서 그날(세월호 참사) 사건이 터졌다는 것을 정상적으로 계속 보고받으면서 체크하고 있었다. 보고가 와서 ‘특공대도 보내고 다 보내고, 한 사람도 빠짐없이 구조하라’고 했습니다”라고 말해 비난을 받았다.

같은 달 25일에는 한국경제신문 정규재 주필이 진행하는 보수 성향 인터넷 팟캐스트인 ‘정규재TV’와의 인터뷰에서 “(최순실은)오랜 시간 알아왔고 혼자 지내니까 소소한 심부름을 충실히 도와준 사람입니다. 이번에 전개되는 일을 통해 ‘여러 사업체를 어떻게 했다, 사익을 어떻게 했다’는 일도 있다는데 그런 걸 몰랐던 제 불찰에 많이 마음이 상합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광우병과 이번 사태(촛불시위), 두 가지가 근거가 약했다는 점에서 서로 유사한 점이 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라고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청와대를 떠나 삼성동 사저에 도착한 후 입장표명도 민경욱 전 대변인 대신 읽어내려갔다. 특히 헌재 결정에 대해 불복하는 듯 “시간은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습니다”라고 말해 논란이되기도 했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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