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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차 산업혁명 덜 기술적 디자인이 주도”
영국 신예 디자이너 벤자민 휴버트
주한英문화원 ‘창조적 발명가 캠페인’ 강연


“덜 기술적인, 덜 첨단스러운 디자인이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이끌겁니다”

영국을 대표하는 혁신적 디자이너 벤자민 휴버트(Benjamin Hubert)의 설명은 명쾌했다. IoT(Internet of Things)시대, 디자인의 변화에 대해 제품은 최첨단의 기능을 가지겠지만, 사용자와 만나는 지점은 아날로그적 형태를 띌 것이라는 설명이다.

주한영국문화원의 영국 신진디자이너 소개 프로그램 ‘창조적 발명가 캠페인(New British Inventors)’으로 한국을 찾은 벤자민 휴버트를 헤럴드경제가 만났다. 그는 디자인 에이전시 ‘레이어(Layer)’의 설립자이자 대표다. 레이어는 2015년 출범했지만 나이키, 삼성, BMW, 허먼 밀러(Herman Miller)등 세계적 기업과 협업하며 각종 가구, 스마트 웨어러블 제품, 모바일 기기, 어플리케이션, 브랜드, 노사간 소통, 회사의 예술적 방향까지 컨설팅하고 있다. 현장에서 직접 뛰고 있는 디자이너이자 디자인 회사 CEO로 디자인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그에게 4차산업혁명과 디자인에 대해 물었다. 아래는 일문 일답. 

영국의 혁신적 디자이너 벤자민 휴버트가 주한영국문화원의 ‘창조적 발명가 캠페인’에 참석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제공=주한영국문화원]

▶디자인의 영역이 넓어진다고 해야하나, 디자인의 범위가 과거 제품디자인에 머물지 않는 것 같다.

“디자인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 예전엔 그저 예쁘고 공예적 가치가 높은 것을 만드는게 디자이너의 역할이던 시기가 있었다. 이제는 세가지 분야가 있다. 예쁘고 아름다운 우리가 늘 쓰는 제품을 만드는 것, 기술적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디자인, 디자인으로 공공의 이익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 어느 것 하나가 우선적인 상황이 아니다. 이 모두를 다 디자이너가 관여한다.

▶디자인의 공공성이란, 유니버셜 디자인을 말하는 건가?

“그것도 디자인의 공공성을 확장시킨 예다. 하지만 우리(레이어)는 그것보다 우리의 역량을 공적 부분에 쓰려고 한다. 전체 사업중 15% 가량은 무료로 혹은 저보수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던가 하는 방식으로. 매기스 암 자선단체(Maggie’s UK Cancer Charity)와 작업한 모금함이 대표적인 예다. 기존의 모금함은 투박하고 무미건조했는데, 매기스의 의도를 잘 전달 할 수있고 기부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다시 디자인했다.

▶기술과 디자인이 만나는 지점에서 일하고 있는데,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가 무엇인가?

“최첨단기술이 집적된 회사(삼성, 구글)와 함께한 프로젝트에선 서비스와 실제적 제품을 합친 스마트 시스템을 개발했다. 단순히 제품만, 서비스만 디자인하는 것이 아니다. 디자이너가 이렇게 많은 일을 한다(웃음). 우리가 집중한 건 ‘인간적인 면’을 부각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재료나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현대인에게 익숙한, 다시말해 조금은 아날로그 적인 터치를 준 것이다. 기술적 측면을 조금 덜어내더라도 친절하고 부드러운 시스템을 만들려했다. 최첨단 시대의 디자인은 이처럼 ‘소프트 퓨처’로 다가올 것이다.

▶현시대 활동하는 디자이너, 그리고 앞으로 디자이너로 커갈 사람들에게 조언을 줄 수 있다면?

“어려운 질문이다. 나도 정답은 모른다. 다만 나와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만든 ‘레이어’가 세계적으로도 어느정도 역할을 하고 있으니, 우리가 하는 방식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으리라 본다. 먼저 잘 ‘들어야’ 한다. 듣는 것 보다 좋은 커뮤니케이션은 없다. 고객이,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그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야한다. 그리고 광대한 분량의 조사가 필요하다. 사안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가능한한 디자인 하지 않으려고 해야한다. 디자인은 가장 마지막 단계에서 나온다. 조사 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집중해 필요없는 부분을 제하고 나면 그것 자체로도 훌륭한 ‘프로덕트(완성품)’이 된다. 이게 레이어의 방식이다. 인내심과 열정은 디자이너로서의 기본적 자질이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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