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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종로서적’ 아재들이 돌아왔다
오픈 3개월 성적 보니…
여성 취향 저격, 문학비중 두 배
향수 독자 아재들 인문서 견인
‘종로 책 거리’ 부활할까?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종로에 책이 돌아오게 하겠다’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지난해 12월21일 종로타워에 문을 연 종로서적에 책 아재들이 돌아오고 있다.

옛 반디앤루니스에 문을 연 종로서적은 오픈 3개월만에 옛 종로서적의 향수를 지닌 장년층과 여성독자들의 큰 호응 속에 자리를 굳혔다는 평가가 나왔다.


종로서적이 20일 내놓은 지난 3개월간의 매출 추이를 보면, 전체 도서 가운데 문학이 매출의 26.3%를 차지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다른 대형서점과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를 드러낸다. 종로서적 이전 입주해 있던 반디앤루니스의 경우, 문학비중이 12.3%로, 종로서적이 두 배 가까이 높다. 서점의 성격이 완전히 바뀐 것이다. 또 인근 영풍문고의 문학비중이 15%인 점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난다. 이는 매장을 찾는 독자층 가운데 여성 비중이 높은 것과 관련이 높다.

종로서적의 또 다른 특색은 인문서의 강세다.

인근 대형서점의 인문서 비중이 많아야 전제 매출의 9% 수준인데 반해 종로서적은 15%를 차지한다. 옛 종로서적에 대한 향수를 가진 장년층 이상이 많이 찾으면서 나타난 결과로 서점측은 보고 있다.

실제로 종로서적에는 아침 문을 여는 것과 동시에 은퇴한 장년층 이상이 서점을 찾아 책을 읽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점심시간과 퇴근시간이 되면 고객 구성이 바뀐다. 인근 젊은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데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오후에는 아이를 데리고 오는 젊은 엄마들도 가세해 어린이 책 비중도 차츰 올라가고 있다.


서분도 대표는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 과거 반디앤루니스에 비해 매장 면적이 절반에 불과한데도 문학책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어린이책을 많이 찾는다는 건 여성 독자층에게 호감도가 높다는 것으로 읽힌다”며, 엄마와 유아를 위한 책읽는 공간을 더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탄핵정국에 이어 3월 비수기로 접어든 출판계 속에서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서점측은 청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종로서적에는 중형서점엔 보기드문 긴 독서대와 1인용 독서공간이 마련돼 특별한 독서경험을 제공하고 있는 점도 독자들이 발길을 붙드는 요인이다.

최근 서점이 도서관이냐는 논란이 있지만 책 경험을 많이 할 수 있게 하는게 책 판매에도 도움이 된다는게 종로서적의 철학이다.

이런 가운데 종로서적은 최근 상표권도 출원했다.

1907년 문을 연 ‘종로서적’은 특허청에 상표권 등록을 하지 않았고, 2002년 문을 닫으면서 상표권이 말소된 상태다. 최근 전 종로서적 대표였던 장덕연씨가 “시민들의 추억을 자극하며 마치 종로서적이 부활한 것처럼 광고·홍보하는 것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문제제기를 한 바 있다. 이미 제2의 종로서적이 출현할 가능성이 이미 예고돼 있던 셈이다.

종로는 한 때 소형책방들이 몰려 있는 거리였다. 95년 삼일서적이 문을 닫고 대형서점들이 들어서면서 낭만적인 책거리와는 멀어졌다. 중형서점 종로서적이 자리를 잡으면서 요즘 트렌드인 작은 책방들이 종로의 부활을 알려올지 관심사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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