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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틀기 고수가 잉태한 ‘흥보家’의 비밀

창극귀재 고선웅 연출·소리꾼 이자람 ‘손해 보지 않는 선함’ 독특한 음악과 함께 각색…흥보역 김준수-놀보 최호성의 ‘브로맨스’ 뮤덕 설레요~

“착한 사람이 손해 보지 않는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고전 비틀기의 귀재로 불리는 연출가 고선웅(49). 이번에는 판소리 다섯바탕 중 가장 연출하기 어렵다는 ‘흥보가’에 손을 뻗쳤다. 한국의 대표적 고전을 동시대에 맞춰 변화시키되 원형을 놓치지 않아 원작의 주제를 관객에게 전한다. 많은 이들이 이미 알고 있듯 ‘흥보’의 삶을 통해 ‘선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더 명확하게 전달한다.

고 연출은 “요즘 현실이 워낙 각박하니까 작가로서 ‘착하게 사는 것’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며 “고등학교 졸업할 때 스승께서도 저의 어머니께서도 늘 ‘손해 보고 살라’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말씀을 늘 염두에 두고 살려고 애썼다. 그런데 그렇게 살아도 정말 손해를 보지 않았고, 그런 이야기로서 현재의 관객과 공감을 나누려 한다”고 밝혔다.

판소리 다섯 바탕 중‘ 흥보가’를 무대에 올리는 일은 가장 까다로운 작업으로 꼽힌다.‘ 고전 비틀기의 귀재’인 고선웅이 이 작업에 도전한다. 국립창극단의 20·30대 젊은 판소리 남창(男唱)들이 대거 무대에 올라 착하게 산다는게 무엇인지 신나게 펼쳐보인다.

앞서 2014년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로 국립창극단과 인연을 맺은 고 연출은 그 해 차범석 희곡상을 수상하고, 지난해 창극으로는 최초로 프랑스에 진출하는 등 쾌거를 이뤄낸 바 있다. 김성녀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그동안 춘향가, 수궁가, 적벽가 등 판소리 다섯바탕을 창극으로 만드는 작업을 해왔는데 그 중 가장 작업이 까다로워 연출가들이 피했던 ‘흥보가’를 고선웅에게 맡겼다.

 고 연출은 “재작년 겨울 처음 ‘흥보가’를 창극으로 만들어달라는 의뢰를 받았는데, 사실 ‘옹녀’가 너무 큰 성과를 얻어 부담도 됐다. 그런데 젊고 재기발랄한 소리꾼 이자람과 만나 흘러가는 대로, 그저 내맡겨지는 대로 작업을 하다 보니 완성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이번에 그와 처음 호흡을 맞추는 이자람(38)은 이번 ‘흥보씨’에서 작창 및 작곡, 음악감독을 맡아 활약한다.

이자람은 ‘억척가’ ‘사천가’ 등을 판소리로 만들어 세계무대에서 호평을 받은 소리꾼이자 아마도이자람밴드를 이끄는 보컬, 뮤지컬 ‘서편제’ 등으로 여우주연상 등을 수상한 배우 등 전방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실력파 예술인이다. 그는 ‘흥보씨’에서 판소리의 원형을 토대로 하면서도 새로운 사운드를 입혀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독특한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이번 ‘흥보씨’를 눈여겨 볼 또 다른 점은 국립창극단의 20~30대 남자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것이다. 김성녀 감독은 “판소리를 하는 남창(男唱)의 수가 적은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창극단의 남자 명창들이 한꺼번에 무대에 오른다”고 설명했다. 흥보 역의 김준수와 놀보 역의 최호성이 보여줄 ‘브로맨스’를 비롯해 마당쇠 역의 최용석, 원님 역의 이광복, 제비 역의 유태평양 등이 극에 생기를 불어넣는다.

안호상 국립극장 극장장은 “고선웅 연출, 이자람 예술감독 등 훌륭한 창작진이 모여 만드는 작품인 만큼, 2016-2017 레퍼토리 중 가장 비중을 두고 있다”며 “우리의 전통을 어떤 방식으로 현대화해 어떻게 컨템포러리 극장으로 거듭날 지를 늘 고민하는데 이번 ‘흥보씨’를 통해 국립극장의 또 하나의 가능성을 확인하게 될 것이며, 도전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연은 내달 5일부터 16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 관람료 2~5만원.

뉴스컬처=양승희 기자/yang@newscultur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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