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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세 경영' 시대 연 박정원 취임 1년… 두산 ‘반석’에 오르다
- 취임 1년만에 전 계열사 흑자전환… “청년정신” 통했다
- 올해 공격경영 목표 세워… 영업이익 1조2000억원
- 연료전지와 면세점 사업은 박정원의 ‘숙제’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국내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4세 경영’ 시대를 연 두산그룹 박정원 회장이 취임 1년만에 재무건정성과 실적 측면에서 놀라운 성과를 끌어냈다. 늘어나기만하던 순채무는 줄었고, 구조조정으로 흉흉했던 그룹사 분위기는 안정감을 되찾았다. 한때 재무 위기로 ‘위태롭다’던 두산에 대한 시장의 반응도 사라졌다. ‘이제 돈 벌일만 남았다’는 분위기도 직원들 사이 고무된 반응도 나온다.

▶취임일성 박정원의 “청년정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공격 경영을 두산의 색깔로 만들겠다. 두산 120년 역사의 배경에는 ‘청년두산’의 정신이 있다”

박정원 두산 그룹 회장은 지난해 3월 28일 취임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오는 28일 취임 1년이 되는 박 회장의 경영 성과를 돌이켜 보면 그가 강조한 청년 정신이 사내 곳곳에 깊게 자리잡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두산그룹은 지난해에 전 계열사 실적이 흑자를 달성했다. 그가 주도한 현장 영업 강화에 힘입어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것이다. 

[사진설명=박정원 회장이 두산중공업 터빈공장을 방문해 발전소용 저압터빈로터를 살펴 보고 있다.]

㈜두산은 지난해 연결 실적 기준으로 매출 16조4107억원, 영업이익 9172억원, 당기순이익 50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15년과 비교하면 2.9%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3배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두산의 주요 계열사인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이 실적 효자 노릇을 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7912억원의 흑자를 기록하면서 전년(273억원 적자)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두산인프라코어는 중대형 건설기계 사업부문에서 비용 구조를 개선하면서 5000억원에 가까운 흑자를 기록했다.

박 회장의 취임 초기 상황은 녹록치 않았다. 지난 2015년 말 기준 두산그룹의 부채비율은 273%를 기록했다. 시장은 두산 그룹이 ‘위험하다’고 가리켰다. 직원들은 구조조정으로 동요했고, 저유가와 글로벌 경기 침체는 두산에 직격탄이 돼 돌아왔다. 그러나 박 회장 취임 이후 두산의 모든 계열사가 흑자로 전환하면서 더이상 두산이 위험하다는 시각은 사라졌다.

두산측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해 강력한 체질개선 작업을 벌였다. 특히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면서 재무구조를 안정화시킨 결과 지난해 전 계열사가 큰 폭의 실적 턴어라운드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기는 팀이 되자”= 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성과를 창출하는 ‘Winning Team’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매출 목표는 높혀 잡았고, 이는 충분히 달성할만한 목표란 점도 강조했다.

두산의 올해 매출 목표는 공격적이다. 두산은 올해 19조1000억원 매출에, 영업이익 1조2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치를 설정해 둔 상태다.

두산중공업은 최근 1조 원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파드힐리 복합화력발전소’를 수주했고, 인도에서 총 3조1500억원, 필리핀에서 총 9500억 원 규모의 신규 화력발전소 등을 수주하면서 신규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개척했다. 두산중공업의 올해 수주 목표는 10조6000억원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주력시장 중국에서 지난해 실적회복을 거둬들였고 국내 증시 상장에 성공한 두산밥캣의 올해 실적 호조가 기대된다. 두산밥캣은 소형 건설기계 회사로 한국에 글로벌 본사를 두고 전세계 20개 국가에 31개 법인을 운영중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기업법인세 인하를 공약으로 내걸고 있는데, 관련 공약이 실현될 경우 두산밥캣은 직접적인 수혜를 받게 된다. 매년 수천억씩의 적자를 내던 ‘미운오리새끼’가 트럼프 시대를 맞아 화려한 백조가 돼 돌아온 것이다.

두산 관계자는 “박정원 회장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적극적으로 영업에 임해야 한다며 현장 중심의 경영을 강조했다”며 “이 같은 영업활동이 실적 개선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사업 실적 높여야= 박 회장 앞에 주어진 과제도 있다. 신사업의 성과가 아직은 미미하기 때문이다. 두산이 미래먹거리로 지목하고 있는 연료 전지 사업과 면세점은 아직 이렇다할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두산 연료전지 부문 매출은 지난해 1871억원이었지만 100억원의 영업적자가 났다. 동대문 두타면세점은 지난해 목표였던 5000억원을 크게 밑도는 등 시장 안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주력사업의 상승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하면서도 “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마무리와 신사업 조기정착은 과제”라고 말했다.

두산 관계자는 “지난해가 그룹의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데 주력하는 한 해였다면 올해는 이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 실적을 끌어올리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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