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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스테디셀러 ‘나는 자연인이다’의 인기비결은 무엇인가?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 MBN ‘나는 자연인이다’는 종편 프로그램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7년차 장수 프로그램 ‘나는 자연인이다’는 올해 들어 평균 시청률 5.035%로 이미 안정적인 종편의 킬러 콘텐츠가 됐다. ‘나는 자연인이다’ 마니아 시청자도 꽤 많다.

‘나는 자연인이다’의 인기비결은 무엇일까? 처음에는 산속에 혼자 사는 현실도피형 사람들을 TV로 보면서 얼핏 도인(道人)이나 기인(奇人)쯤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인물들의 삶을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런 사람들은 별로 없고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한 채 자연과 동화되어 욕심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임을 발견하게 된다. 그 순간 시청자들도 자연스럽게 이들에게 감정이 동화된다.

‘나는 자연인이다’에 나오는 사람들, 왜 산속에서 혼자 살게 됐는지를 들어보면, “사업을 하다 망했다” “주위 사람들에게 배신에 대한 상처가 컸다” “앞만 보고 살다 건강을 잃고 질병에 걸렸다” 등의 사연을 접하게 된다.

15일 방송에 등장했던 자연인 김찬기(54) 씨도 한때 노래방 기기 개발 사업을 하며 잘 나갔지만 부도가 나 스트레스가 극에 달했고, 폐에 천공이 생기면서 각혈을 하며 쓰러져 사경을 헤맸지만, 자연속 삶에서 건강을 회복했다.

김 씨는 자연에서 매일 도라지 청, 목이버섯을 복용했고, 대나무를 엮은 장비를 이용해 물구나무를 서며 자신만의 특별한 운동법을 개발했다.

결국 자연인=일반인임을 알게 된다. 현대인들은 모두 마음에 큰 상처 하나쯤은 간직한 채 살고 있다. 몸과 마음이 피폐해진 사람들도 적지 않다. 힐링 욕구가 크지만, 상업화된 힐링 아니면 무늬만 힐링, 또는 말장난 힐링들이 대부분이다.

‘나는 자연인이다’는 그렇지 않다. 여기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돈 한푼, 가진 것 하나 없고 불편한 삶이지만 하나같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대자연의 품 속에는 거창하지 않는 행복의 비결이 있다. 그들은 자연속에서 웃음을 되찾았다고 하고, 건강도 회복했다고 한다. 무엇보다 100% 리얼이다.

자연인들은 인간관계를 끊은 채 살고 있는데도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속세인들은 더 많은 인간관계, 더 많은 소통을 추구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세속적인 해법으로는 인간관계 스트레스를 벗어나기 어렵다.

‘나는 자연인이다’는 2012년 8월 22일 첫 방송을 했지만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며 시청률이 1.316% 밖에 되지 않았지만, 자연과 함께 하는 편안한 진행과 함께 유명한 연예인 출연 없이 235회까지 장수하면서 시청률이 첫 회보다 4~5배 상승했다.

당시 기자도 저런 사람을 몇 명이나 찾을 수 있을까 하며 오래 가기는 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자연인들은 수도 없이 계속 나왔다. 자연인들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다. 이들은 자연 속에서 별 하는 일 없이 지내는 것 같지만, 대부분 속세에서는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이다. 그러니 지친 일상에서 자연과 함께 쉬고 싶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게 된다.

이승윤과 함께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개그맨 윤택은 한동안 TV에서 모습을 보기가 힘들었지만, 이제는 오지 전문 방송인으로 자리 잡았다. 그는 6년 동안 100명 이상의 자연 속 사람들을 만나며 촬영이 끝난 뒤에도 자연인들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윤택은 “자연에서 삶을 배우고 행복의 에너지를 얻어가며 가까운 미래에는 나도 자연에서 지내게 될 날을 꿈꾸기도 한다”고 전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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