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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과업계 새옷만 입히면 끝?…신제품 출시는 뒷전
-디자인 바꾸고 단종제품 리뉴얼
-신제품 등 출시보다 안정에 우선
-R&D투자 확대로 경쟁력 키워야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제과업계에 리뉴얼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제품 패키지 디자인에 변화를 줘 새로운 제품처럼 내놓는가 하면 소비자들의 입맛을 잡은 장수제품까지 다시 불러들이며 신제품 출시는 미루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오리온은 ‘오!감자 딥’을 ‘오!감자 찍먹’으로 제품명을 변경해 출시했다. 제품명 ‘찍먹’은 ‘음식을 소스에 찍어 먹는 것’을 줄인 말로 10~20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단어다. 기존 제품명인 딥(Dip)도 ‘살짝 담그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소스에 찍어 먹는 과자’라는 제품의 특징을 직관적으로 전하기 위해 이름을 변경했다고 오리온 측은 밝혔다. 기존의 ‘오!감자 딥 양념바베큐소스’는 ‘오!감자 찍먹 양념바베큐소스맛’으로, ‘오!감자 딥 랜치소스’는 ‘오!감자 찍먹 랜치소스맛’으로 바뀐다. 오리온 관계자는 “탕수육, 치킨 등 외식업계에 불던 찍먹 열풍을 제과업계에 불러일으키고, 장수 제품에 젊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제품명이 변경된 오리온 ‘오감자 찍먹’

이처럼 리뉴얼 제품이 쏟아지는 배경은 결국 ‘불황’ 탓이다. 신제품 출시로 모험을 하기보다 이미 검증된 제품에 변화를 줘 안정을 택하는 보수적 전략을 택했기 때문이다.

단종된 장수제품을 다시 리뉴얼해 출시하는 사례도 있다.

오리온은 지난 2015년 단종됐던 ‘마켓오 리얼초콜릿’을 새롭게 선보였다. 마켓오 리얼초콜릿은 2010년 첫 출시됐으나 2015년 판매 부진으로 생산이 중단됐던 제품이다. 또 지난 2003년에 선보였던 ‘포카칩 알싸한 김맛’도 재출시했다.

이밖에도 SPC삼립은 1983년 출시된 ‘제리뽀’에 감귤, 코코넛ㆍ포도, 복숭아 등 세 종류의 과육을 넣어 ‘과일 제리뽀’를 선보였고 빙그레는 1997년 출시한 ‘닥터캡슐’을 19년만에 리뉴얼한 ‘닥터캡슐 프로텍트’를 선보이며 마시는 발효유 시장에 다시 도전장을 냈다. 가뜩이나 유행 주기가 짧아져 신제품이 성공하기 어려운 데다 경기 침체와 맞물리면서 그 가능성이 더욱 줄어들고 있다는 것도 이 같은 움직임을 부추기고 있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혁신적인 신제품보다는 기존 히트 상품이나 장수 브랜드의 입지를 다지는 리뉴얼 전략이 오히려 불황 속에서 통한다고 보는 것”이라며 “기존 제품의 패키지와 맛 변화를 주며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면서 자연스레 관심을 불러일으키겠다는 전략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제과업계가 연구개발(R&D) 투자에 소극적인 탓에 신제품 개발에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 국내 제과업체의 매출 대비 R&D 비중은 겨우 0.3% 수준이었다. 또 지난해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제과, 오리온, 크라운해태 등의 3분기 연구개발비용은 매출액 대비 평균 0.45%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투자없이 단기적인 수익 높이기에만 급급하면 제과업계 경쟁력은 지속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R&D투자가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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