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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없어도 괜찮아…‘…김사부’가 보여줬다
중국제외 全아시아권 판매 흑자

점점 노골화되는 중국 한한령(限韓令 한국 콘텐츠 제한조치)에 한국 콘텐츠 제작자들이 힘들어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제작사일수록 더욱 그렇다.

하지만 얼마전 큰 관심속에 종영한 SBS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사진>는 중국쪽과 관련한 수입이 전무한데도 흑자를 남겨 한한령을 극복한 좋은 사례로 남을만 하다. 방송사도 ‘낭만닥터 김사부’로 좋은 비즈니스가 됐고, 제작사도 큰 흑자는 아니지만 자체 흑자를 남겼다.


한국 드라마는 내수만을 생각하고 제작하기에는 제작 규모가 이미 너무 커져버렸고 질적 성장도 크게 이뤄진 상태다. 수출이 안된다고 이를 되돌릴 수는 없다. 중국의 한한령에 동남아나 중동 등 대체국 확보라는 대안이 제시됐고, 궁극에는 월드와이드 전략과 국경의 구분이 희미해지는 플랫폼, 예컨대 스트리밍 베이스의 인터넷 TV인 넷플릭스 같은 매체를 공략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외주제작사가 만든 드라마의 제작비 재원은 크게 3가지다. 방송국에서 주는 제작비와 제작사에서 유치하는 PPL(간접광고), 그리고 해외판매다.

외주제작사 삼화네트웍스에서 만들어진 ‘낭만닥터 김사부’는 의학 장르물이라 PPL이 크게 제한되고, 로코물과 달리 해외 수출도 불리한 여건이었다.

하지만 부용주(김사부)라는 의사가 추구하는, 권력의 횡포에도 휘둘리지 않고 실력과 인간미를 발휘하며 환자를 위해 온몸으로 뛰는 ‘모난 돌’의 가치는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크게 인정받으며 공감대를 형성하게 했다.

“가치 상실의 시대, 성공 이데올로기에 갇혀 길 잃은 사람들… 실리를 챙길 수 있으면 타인의 아픔은 아랑곳하지 않는 시대, 상처를 자기방어라는 이름으로 외면하는 시대”는 우리나라 얘기지만, 이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묻는 건 국경을 넘을 수 있다는 얘기다.

콘텐츠의 국내외 마케팅 전략은 ‘낭만닥터’처럼 콘텐츠 자체의 우수한 질과 함께 보편성을 인정받아 해외로 뻗어나가는 게 가장 좋다.

사전제작이 아닌 동시제작물인 경우 좋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면 PPL을 더 많이 유치할 수 있다. ‘낭만닥터’도 예외적인 PPL 사례인 ‘도깨비’보다는 훨씬 적지만, 방송후 몇 건의 협찬이 성사되기도 했다. ‘낭만닥터’에 PPL을 했던 알로에 음료는 방영지역인 홍콩, 중남미 등지로의 수출이 크게 늘어났다는 후문이다.

총 20부작인 ‘낭만닥터 김사부’는 4회만에 시청률 20%, 중후반에 30%에 육박할 정도로 대중성과 함께 화제성도 인정받았다. 김사부를 연기한 한석규는 다시 한번 연기의 신(神)임을 인정받았고, 유연석, 서현진 등 인기와 연기력을 갖춘 배우, 진경, 김혜은, 최진호 등 연기파 중견배우들이 골고루 활약했다.

안제현 삼화네트웍스 대표에 따르면, ‘낭만닥터 김사부’는 중국에는 판매하지 못했지만 일본, 태국, 필리핀, 대만, 홍콩 등 아시아권에는 거의 판매해 적지 않은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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