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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병기 연예톡톡]‘뭉쳐야 뜬다’가 대중과 교감되는 지점은?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패키지 여행으로 세계 일주하는 JTBC 예능 ‘뭉쳐야 뜬다’가 회를 거듭할수록 틀을 잡아나가고 있다. ‘뭉쳐야 뜬다’만의 매력과 정체성이 만들어지고 있다.

1회를 보면서 ‘무슨 이런 날로 먹는 예능이 있어’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먹고, 보고, 자고.. 가이드가 하라는 대로만 하면 되는 수동형 여행이라는 느낌만 가지고 과연 볼만한 연예인의 역할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때문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프로그램이 정교하고 디테일한 면이 있다.

‘뭉쳐야 뜬다‘는 김용만 김성주 안정환 정형돈 등 40대 가장 연예인 4명을 원래 있는 패키지 여행의 틀에 집어넣는 것이다. ‘진짜 사나이’가 연예인을 기존에 있던 군대 틀에 투입하는 것과 비슷하다. ‘진사’도 연예인이 일반 병사와 한 내부반을 사용하듯이, ‘뭉뜨‘도 연예인이 일반인과 함께 그룹을 이뤄 여행한다.

이런 틀 안에 들어갔을 때 연예인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를 보는 게 ‘뭉뜨’의 1차적인 감상 포인트다. 모두 40대 연예인인 이들은 일반인처럼 가족을 돌보느라 직장(?) 생활에 정신이 없다보니, 자기들끼리의 여행은 언감생심이다. 시청자들은 연예인 가장들의 벗어나려는 심리와 욕구를 볼 수 있고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뿐만 아니라 여행을 하게 되면 무언가를 돌아보게 된다. 일상을 벗어나기 때문에 즐기려는 욕구도 있을 수 있지만 가족이나 친구, 일에 관해 되돌아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진짜 여행객의 입장이 되는 것이다.

김성주가 구름 위에 있는 스위스 알프스 리기산 정상에서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는 ‘뭉뜨’만의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 구름 위에 오르니 고인이 되신 아버지와 좀 더 가까이 갔다는 생각을 하는 걸 보고 코끝이 찡해졌다. 즐거웠던 여행 분위기가 엄숙해진 순간이었다.

캄보디아 앙코르와트를 방문한 정형돈이 숙소로 돌아가 김성주에게 한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앞서 정형돈은 어머니의 투병으로 병상을 지키기 위해 스위스편 패키지를 포기하기도 했다.

“어머니가 중환자실에 계실 때였다. 어머니가 보고싶어 사진을 찾아봤다. 휴대폰에 아이들과 찍은 사진은 몇천 장이 있는데, 어머니 사진은 단 2장밖에 없었다. 그래서 병실에서 누나랑 의식도 없으신 엄마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

가슴 찡한 감동을 전한 정형돈의 이 말을 듣고 휴대폰에 엄마 사진이 있는지 확인한 사람이 많았을 것 같다. 기자는 정형돈보다 더 큰 죄의식을 느꼈다. 어머니 사진이 한 장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 성치경 CP도 엄마 사진이 없었다고 했다.

패키지 여행 일정이란 게, 버스로 이동하고, 식당 가서 식사 하고, 볼만한 곳 순례하고, 숙소에 들어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 있는 게 아니다. 정형돈의 어머니 이야기처럼 시청자와 교감되는 부분이 있다. 아주 가끔 앙코르와트편처럼 여행객에게 각오를 단단히 하라던 가이드가 양 다리에 쥐가 나기도 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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