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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한한령 강화에 대한 국내 엔터업계의 대응방안
-일본 동아시아 다지면서 월드와이드 전략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중국의 동영상 사이트에서 한국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이 사라졌다. 중국의 대표적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인 유쿠(優酷)와 투더우(土豆), 아이치이(愛奇藝), 큐큐(QQ) 사이트 등에서 한류 드라마 ‘도깨비’를 비롯해 ‘런닝맨’ ‘무한도전’ ‘1박2일’ 등 인기 예능 프로그램이 사라졌다.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는 한류 프로그램의 업데이트가 중단되고 중국 포탈에서는 K팝이 없어졌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단계적 보복이 비공식적인 규제에서 구두에 의한 규제 조치까지 왔다. 이쯤 되면 공공연한 보복조치다. 중국 언론들도 한국의 사드 부지 교환을 마무리한 데 대해 한한령(韓限令·한류 제한 조치) 강화에 대한 기사를 집중적으로 싣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에 콘텐츠를 판매하는 한국 콘텐츠 제작업체들은 주가 하락 등 피해가 심각하다. SM과 YG, JYP 등 국내 엔터 3사와 드라마와 예능 제작사들은 콘텐츠 수출 전략에 차질을 빚고 있다.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는 한국 대중문화 제작사들은 이 과정에서 중국측의 대응을 바라보는 인식도 변화를 겪는 것 같다. 초기에는 정치외교적인 문제로 인해 왜 대중문화계가 가장 큰 피해를 봐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피해자 입장에서 문제를 제기했다면, 이제는 중국의 ‘한류 지우기’는 사드 문제가 아니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제기될 문제였다는 인식도 함께 보이고 있다.

한한령을 뚫을 묘책은 업계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중요한 흐름중 하나는 일본 공략과 동아시아, 그 다음엔 월드와이드 전략을 추구하는 것이다.

JYP엔터테인먼트는 오는 6월 인기걸그룹 트와이스를 일본 시장에 데뷔시킨다. 멤버중 3명(사나 미나 모모)이 일본인인 트와이스는 일본인이 좋아할만한 ‘가와이’(귀여움) 트렌드를 잘보여주고 있어 잘만하면 카라-소녀시대의 일본 전성기를 다시 한번 오게 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2PM도 군대에 가는 멤버가 있지만, 일본에서 인지도가 매우 높아 일본 활동이 가능하다.

SM엔터테인먼트도 동방신기가 올 하반기 군복무를 마치고제대하면 일본에서의 본격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동방신기의 일본내 팬덤은 엄청나 일본에서의 활동 2막이 특히 기대된다.


YG엔터테인먼트는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편이다. 빅뱅 은 이미 지난 2012년부터 아시아,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유럽 등 네 개의 대륙 총 16개국 25개 도시를 도는 첫 월드투어(빅뱅 얼라이브 갤럭시 투어)를 개최해 80여만명 관객을 동원한 바 있다. 자이언티와 악동뮤지션 등 소속 아티스트들이 국내 음원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고, 악동뮤지션은 한한령 장벽을 뚫고 중국에서 콘서트 허가까지 받았다.

방탄소년단도 처음부터 월드와이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올해에는 칠레 브라질 미국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홍콩 호주 등 총 8개국 11개 도시에서 19회 공연을 이어간다.

FNC엔터테인먼트는 CN블루 FT아일랜드 AOA 등 소속 아티스트들이 일본에서 인지도가 높아 일본활동에 주력하면서 월드와이드 전략으로 간다는 구상이다.

드라마와 예능 제작사들은 더욱 힘들어진 상태다.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최근에는 광전총국 관계자가 중국 프로그램 제작현장에 한국인 스태프가 있는지 색출해내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드라마와 예능 제작자들은 중국의 보복조치에 주도권이 없어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면서도 물밑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 와중에 최근 중국 자본의 투자를 받은 드라마 제작사도 있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 박상주 사무국장은 “사드 국면이 야기한 드라마 제작사들의 최근 분위기가 올 하반기 정도에는 풀릴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조심스럽게 관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중국시장이 힘들어진 상태지만 일본시장이라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시장은 아니다. 우리의 인접국가인 중국과 일본은 문화와 관련없는 일로 인해 항시 변수가 생길 수 있는 시장이다. 따라서 차제에 장기적으로는 월드와이드 전략을 추구하면서도 한국 콘텐츠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지역, 가령 남미나 중동,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싱가폴 등 아세안 국가, 중화권이지만 조금 자유로운 홍콩과 상하이 등을 공략해야 한다.

FNC엔터테인먼트 김용습 홍보이사는 “한국의 문화콘텐츠는 아시아에서 최고로 평가받는다”면서 “이럴 때일수록 창의력 있고 차별화된 콘텐츠를 내놓아야 어려워진 한류를 지속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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