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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회 시작되면 아예 가게 문 닫아요”
시위대·차벽에 상권 개점휴업
헌재판결 후 ‘불복 집회’도 걱정

27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최종변론이 열리기까지 몇달째 계속되는 탄핵 찬반집회로 해당 지역 상권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매출 타격이 큰 영세상인들은 탄핵 판결 이후의 상황까지 우려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특검 사무실 근처 상인들은 매주 화요일 열리는 특검 수사 반대 시위 때문에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가판대를 운영하는 홍종신(80) 씨는 “요즘 매출이 ⅔ 이상 떨어졌다”며 “12년째 장사를 하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는 “시위대가 아예 가판대 앞을 점령해버려 손님들이 올래야 올 수가 없다”며 “집회 참가자들이 모인다 싶으면 그냥 가게 문을 닫고 집에 간다”고 했다. 홍 씨는 “지금으로서는 탄핵 판결이 하루 빨리 나오는 것 밖에 답이 없다”고 강조했다.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앞에서 탄핵인용과 기각을 촉구하는 1인 시위가 각각 열리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집회가 정기적으로 열리는 다른 지역도 피해가 막심하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경찰차벽이 도로를 막고 시위대와 경찰이 가게 거리를 메운 종로구 재동 헌재 앞은 상황이 심각하다.

헌재 앞에서 15년째 자동차 정비소를 운영하고 있는 김모(60) 씨는 집회와 시위가 열리기 시작한 12월부터 거의 개점휴업 상태다. 김 씨는 “가게 앞의 좁은 거리를 시위대와 경찰이 막고 있으니 손님들이 아예 찾질 않는다”며 “일주일에 하루 이틀만 출근한 지 몇달째”라고 했다. 이어 “매출이 바닥나 월세내기도 어렵다”며 “하루 빨리 헌재 판결이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대규모 집회가 열린 지난 25일에도 헌재 앞은 경찰차벽, 시위대, 경찰들로 북적여 행인들이 지나가기 버거울 정도였다.

일부 상점들은 ‘민폐형 시위대’와 매연을 내뿜는 경찰차 때문에 정신적 및 육체적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헌재 앞 공예품 상점을 운영하는 안미정(52) 씨는 “가게 앞에서 피켓 시위대 참가자들끼리 싸우기도 하는데 그럴 때마다 관광객들이 무서워하며 얼른 자리를 뜬다”며 “시위대에 양해를 구하면 미안해하기는 커녕 오히려 욕을 퍼붓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경찰버스가 매일 시동을 계속 켜 놓은 채 대기하다보니 매연이 가게 안으로 들어온다”며 “손님들도 석유냄새가 난다고 싫어하고 직원들 목 상태도 나빠지고 있다”고 했다.

일부 영세상인들은 다음달 헌재 판결 이후 있을지도 모를 ‘반발 집회’ 가능성까지 우려하고 있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이윤주(45) 씨는 “헌재 판결이 빨리 나올수록 좋겠지만 판결 이후에도 일부 시민들이 ‘반발 집회’를 열까봐 걱정”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도 먹고 살아야 하는데 지금까지 겪은 피해를 대체 어디서 보상받을 수 있겠냐”며 “반발 집회까지 열리면 그때는 상점들이 줄줄이 도산할지도 모른다”며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현정 기자/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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