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北, 김정남 암살 유력 독극물 VX등 화학작용제 25종 보유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북한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독살에 신경작용제인 ‘VX’가 사용됐다고 말레이시아 경찰이 24일 밝혔다. 이는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화학작용제 25종 중 하나이다. 화학적 성질을 이용해 인명을 살상하는 화학작용제는 신경작용제, 질식작용제, 혈액작용제, 수포작용제 등으로 나뉘는데, VX는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신경작용제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지난해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VX는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화학작용제 25종 중에서도 사린(GB), V-작용제(V계열) 등 6종의 신경작용제 중 하나이다. 북한은 이외에도 시안화수소(AC) 등 혈액작용제 3종, 포스겐(CG) 등 질식작용제 2종, 구토ㆍ최루작용제 8종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VX는 그중에서도 유독한 신경작용제로, 사린가스보다 100배 이상의 독성을 발휘한다. 호흡기, 직접 섭취, 눈, 피부 등을 통해 인체에 흡수되고 인체에 다량 흡수될 경우 수 분만에 사망하게 된다.

VX는 현재 유엔에서도 대량살상무기로 분류하고 있어 생산이 전면 금지된 상태다. 1988년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이 북부 쿠르드족 거주지역에 살포해 수천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례가 있다. 이번 사건의 용의자들이 어떤 경로로 VX를 구했냐에 따라 북한 정권의 김정남 암살에 직접개입했는지 여부가 드러날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이다. 김정남을 기습한 도안 티 흐엉(29)과 시티 아이샤(25)가 북한 국적의 용의자들로부터 VX를 전달받았고, 용의자들이 북한에서 VX를 말레이시아로 가져온 것이라면 북한 정권의 개입 여부가 명확해진다. VX가 말레이시아 내부에서 마련된 것이라면 이는 말레이시아 치안에 심각한 구멍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이 때문에 말레이시아 당국에서도 VX 유입경로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생물무기용 병원체도 13종이나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7종의 세균작용제(탄저균, 브루셀라, 야토균, 장티푸스 등)와 1종의 리케차(발진티푸스), 3종의 바이러스(천연두, 황열병, 유행성출혈열), 2종의 독소(보툴리눔, 황우) 등이 대표적인 생물무기용 병원체이다.

일본의 옴진리교가 도쿄에서 여러 번에 걸쳐 살포한 보툴리눔은 지구상에서 가장 치명적인 독극물이다.

KIDA와 군 당국은 “이 가운데 무기화가 진행될 것으로 추정되는 것은 천연두, 페스트, 콜레라, 보툴리눔 등 5종”이라며 “특히 탄저균은 치사율이 높아 무기화가 가장 유력시되는 작용제”라고 밝히고 있다.

북한은 평양에 있는 국가과학원 예하의 제1생물연구소, 평성의 미생물연구소, 평북 피현군 백마리 세균무기연구소, 평북 정주 25호공장, 평북 선천 세균연구소 등 17개소의 생물무기 연구 및 배양ㆍ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정보 당국은 북한이 다양한 종류의 화학무기를 대량으로 제조해 한반도 전역에 투사할 능력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화학무기 보유량도 미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으로 보고 있다. 2가지 혼성화합물로 이뤄진 화학작용제를 개발 중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현재 함흥 2.8 비날론 단지 등 16개소의 화학무기 관련 시설이 이와 관련된 것으로 군 당국은 추측하고 있다.

munja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
          연재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