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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국가 작사자는 안창호…친일 윤치호의 찬미가와 달라“
-각종 교과서 등엔 ‘미상’ 표기
-60년만에 불붙은 작사자 논란
-최근들어 윤치호 옹호론 대두
-흥사단 대다수 “안창호 작사”
-“동료 안태국 회고록 뒷받침”
-55년 조사땐 친일사학자 참여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때 아닌 애국가 작사자 논란이 일고 있다. 60여년 만이다. 현재 애국가는 작곡 ‘안익태’, 작사 ‘미상’으로 돼 있다.

논란의 불은 흥사단 일에 관여한 바 있는 강신봉 캐나다 역사교육원장이 지폈다. 그는 최근 “국사편찬위원회는 더 이상 지체 말고 애국가 작사자로 윤치호(1865~1945) 선생을 결정해 줄 것을 촉구해 마지않는다”고 주장했다.

애국가를 제창하는 정관계 인사들 [사진=헤럴드경제DB]

그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뜻을 높이 받들고 따르는 사람으로서 2009년 토론토에 흥사단 지부를 유치했다”고 밝힌 뒤 “그렇다고 옳지 않은 것을 옳다고 하지는 않는다. 애국가는 안창호 선생이 아니라 윤치호 선생이 작사했다. (윤치호가) 친일을 했다고 애국가의 작사자를 다른 사람으로 바꿀 수는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다수 흥사단 사람들은 이 주장을 찬동하지 않는다. 전현직 구성원 대다수는 “안창호 선생이 지었다“고 믿고 있고, 일부는 “확실치 않아 모르겠다”는 입장이다.

▶도산 “성자신손 부적절” ‘동해물과 백두산 마르고 닳도록’으로 고쳐

23일 흥사단 여러 관계자들의 언급과 각종 글에 따르면, 윤치호가 작사했다고 주장하는 ‘찬미가’의 원문은 첫 구절이 ‘성자 신손 오백년은 우리 황실이요, 사고 수려 동반도는 우리의 조국일세’라고 되어 있었다고 한다.

대성학교의 실질적 설립자인 도산이 하루는 교장 윤치호를 보고 “이 가사가 적당하지 않으므로 고쳐서 부르는게 좋겠다”고 했고, 윤치호가 도산의 생각을 물었더니, 도산이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라는 구절을 적어 보여줬다고 한다.

▶안태국의 회고담에 명시

끝구절은 원래 ‘이 기상과 이 맘으로 임군을 섬기며 괴로우나 즐거우나 나라 사랑하세’라고 되어 있으나 1919년부터 상해 임정에서 지금의 가사처럼 ‘충성을 다하여’라고 도산이 고쳐, 불렀다는 것이다.

도산은 다만 윤치호와의 면담에서 “교장이 지은 것으로 발표하자”고 했다고 한다. 대성학교는 도산이 사상적 실질적 설립 주역이었는데, 교장직은 윤치호에 맡긴 곳이다.

이같은 ‘도산 애국가 작사’ 내용은 도산, 양기탁 선생과 함께 신민회를 조직했다가 105인 사건의 주모자로 피검된 독립운동가 안태국의 말을 그 사위인 홍재형이 ‘안도산전서’라는 이름의 회고록에 담을 때 명기한 내용이다.

주요한 선생의 각종 말과 글에도 이와 맥락이 통하는 대목들이 많다고 한다.

▶윤치호, 친일전향 조건 석방...해방직전까지 친일행각

윤치호는 1911년 105인 사건에 연루됐으나 1915년 친일 전향을 조건으로 출감했다.

그 후 1915년 3월14일 매일신보에 내선일체(일선동화)에 앞장 설 것을 다짐하는 글을 썼다.

3.1운동이 일어난지 며칠후 경성일보를 통해 평화를 위해 일제에 순종하라는 매국적 글을 올리기도 했다.

1943년 일제의 총동원령이 나자 11월18일자 매일신보를 통해 조선 학도병 징집을 독려하는 글을 올렸다.

1945년 2월 일본 귀족원 의원에 피선돼 일본 귀족이 됐다.

▶윤치호 해방직후 “애국가 내가 지었다” 주장

그는 해방이 되자마자 애국가를 자신이 지었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되자 1955년 당시 문교부 국사편찬위원회에는 애국가 작사자 조사위원회가 꾸려졌다. 여기에는 친일 식민사학자 이병도가 위원으로 참가했다.

그해 7월 3차회의때 이병도 위원은 “역사적인 사실을 판정함에 있어 (윤치호가 작사자라는 점을 뒷받침할) 확보된 사료는 충분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출석 조사위원 13명중 ‘윤치호 확정’ 11명, ‘유보’ 2명이었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작사자 미확정’으로 되면서, 애국가 작사자 논란은 길고 긴 ‘휴전’에 들어갔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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