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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뒷걸음’ 한미, 종근당ㆍ 광동은 ‘훨훨’...실익은?
- 한미, 기술수출 계약 해지 등으로 1조 매출 달성 못해
- ‘1조 클럽’ 유력한 광동은 ‘생수매출’ 이 효자, 종근당 5위로 도약
- 신약개발로 인한 매출 아닌 생수ㆍ도입 품목 의존은 여전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국내 제약사 순위에 변동이 생길 전망이다. 지난 해 베링거인겔하임과의 기술수출 계약 해지와 사노피와 체결한 당뇨병치료제의 기술수출 계약 일부가 수정되면서 최악의 한 해를 보낸 한미약품이 제약 ‘빅3’ 자리에서 물러난 반면 지난 2015년 7위에 머물렀던 종근당은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하며 업계 5위로 도약했다. 하지만 이같은 일부 순위변동의 원인이 R&D를 통한 신약개발 효과나 수출 때문이 아닌 제약과 관련이 없는 ‘생수’ 매출이나 타 회사에서 계약종료된 판권을 가져와 생긴 매출이 큰 원인이 된 경우도 있어 업계의 순위변동이 큰 의미를 가지지는 못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있다. 

[사진설명=지난 해 실적에서 한미약품은 주춤한 반면 종근당은 약진하는 모습을 보였다.(왼쪽부터)한미약품, 종근당 건물 전경]

▶‘1조 클럽’에서 ‘한미’ 탈락, ‘광동’ 진입=우선 매출액 상위 제약사에 변화가 감지된다. 소위 ‘빅3’로 불리던 유한양행, 녹십자, 한미약품은 2015년 매출액이 1조원을 넘는 ‘1조 클럽’이었다. 하지만 지난 해 한미약품이 1조를 달성하지 못하면서 빅3에서 탈락했다. 대신 그 자리는 광동제약이 차지할 전망이다. 아직 유한양행과 광동제약이 정식으로 지난 해 실적을 공시하지 않아 증권가의 전망치로만 예상을 하고 있지만 이 예상치는 실제 공시되는 실적과 크게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유한양행의 매출액은 1조3135억원이다. 유한양행은 이미 3분기 누적 매출액이 9643억원으로 1조 매출을 거뜬하게 예약해 놓은 상태다. 유한양행의 영업이익은 926억원이 예상된다.

이미 실적을 발표한 녹십자의 매출액은 1조197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조478억원)보다 약 14.3%가 증가한 수치로 녹십자는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녹십자의 지난 해 영업이익은 785억원, 당기순이익은 652억원으로 나타났다.

녹십자측은 “지난 해 연구개발 투자액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4.4%가 줄어들었지만 전 사업부문의 고른 성장으로 녹십자는 지난 해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새로 빅3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광동제약의 매출액은 1조668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광동제약은 3분기까지 791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업계에서는 광동제약의 1조 클럽 가입을 일찍이 점쳐왔다. 광동제약이 매분기 매출이 약 26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1조 달성 가능성이 높다. 특히 광동제약은 매출에 큰 역할을 한 생수 ‘삼다수’의 판매 계약이 1년 연장되면서 매출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삼다수의 지난 2015년 매출액은 1676억원에 이른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다만 광동의 1조 매출은 의약품 매출보다 생수, 음료 등 일반 제품의 매출에 의존한 것이 크다”며 “업계에서는 광동의 1조 클럽 가입이 꼭 반가운 것만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미는 4위로 주저앉으며 체면을 구기게 됐다. 한미약품이 공개한 실적에 따르면 지난 해 매출액은 8827억원으로 전 해 1조3175억원에 비해 무려 33%나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더 심각하다. 2015년 2118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한미약품은 이보다 87%나 하락한 268억원을 기록했고 순이익 역시 1621억원에서 81%가 하락한 303억원을 기록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기술료 수익 감소와 기술계약 수정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이를 제외한 기타 부문에서는 전년에 비해 6%대의 성장을 이뤄냈다”며 “올해는 국내 신제품의 매출 증대와 완제품의 수출 증가가 예상돼 지난 해 실적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글리아티린ㆍ타미플루 품은 종근당은 ‘빛난’ 한 해=한미약품에 이어 5위를 차지한 종근당은 지난 해 제약사 중 가장 ‘빛난’ 제약사다. 종근당의 지난 해 매출액은 8319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5924억원보다 무려 40.4%가 상승했다. 영업이익 또한 427억원에서 지난 해 612억원으로 43.4%가 증가했으며 2015년 67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당기순이익 역시 지난 해 409억원으로 흑자로 전환하면서 상위 제약사 중 매출액, 이익 측면에서 모두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종근당의 성장에는 대웅제약으로부터 판권을 가져온 제품들의 효과가 컸다. 대웅이 판매해오던 뇌기능 개선제 ‘글리아티린’은 연 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으로 지난 15년간 대웅이 판매해오다 지난 해 종근당이 판매를 맡게 됐다. 여기에 종근당은 당뇨병 치료제인 ‘자누비아’, ‘자누메트’와 고지혈증 치료제 ‘바이토린’, ‘아토젯’의 판권을 머크로부터 넘겨받으며 연2000억원의 매출액이 발생했다. 더구나 지난 해 말 독감까지 유행하면서 독감치료제 대명사인 로슈의 ‘타미플루’를 판매하고 있는 종근당의 매출은 껑충 뛰게 됐다. 타미플루의 지난 해 매출액은 321억원으로 2015년에 비해 73.6%가 증가했다.

▶대웅ㆍ동아ST ‘하락세’… LGㆍ동국은 ‘상승세’=종근당에 글리아티린 등 판권을 넘긴 대웅제약은 7940억원의 매출액, 353억원의 영업이익을 보이며 전년에 비해 각각 0.8%, 35.7%가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동아ST 역시 매출액(5602억원), 영업이익(151억원)이 전년에 비해서는 하락했다. 동아ST 관계자는 “주요 제품들의 약가 인하와 R&D 투자비용의 증가로 지난 해 실적은 감소했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좋은 성적을 보였다”고 말했다. 반면 올 해부터 LG화학에 편입된 LG생명과학과 일반의약품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동국제약은 상승세를 보였다. LG생명과학의 매출액은 5323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8%가 상승했고 영업이익 역시 472억원으로 87%나 증가했다. 동국제약은 매출액 19%(3096억원), 영업이익 40%(471억원)씩 각각 증가하며 지난 해 좋은 성적을 보인 제약사에 이름을 올렸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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