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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땡큐 트럼프”… ‘환율전쟁’에 남몰래 웃는 내수株
- 2월 음식료ㆍ유통 등 내수株 10% ‘껑충’
- 원화 강세에 재료 및 원자재 수입비용 절감이 주요인
- 외국인도 ‘러브 콜’… 잘나가던 IT수출주는 ‘주춤’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트럼프 발 ‘환율전쟁’에 내수주와 수출주의 희비가 엇갈렸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달러 약세 기조에 무게가 실리면서 증시에서 저평가 받았던 내수주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반면, 그간 증시를 주도하던 주요 수출주는 제동이 걸렸다.

14일 코스콤에 따르면, 트럼프가 각종 행정명령을 발동하기 시작한 2월 대표적인 내수주인 음식료 및 유통 주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사진=게티이미지]

음식료품은 전날까지 오뚜기(12.0%), 롯데제과(7.10%), CJ제일제당(4.93%) 등이 눈에 띄게 올랐다. CJ오쇼핑(17.84%), GS홈쇼핑(13.93%), 롯데쇼핑(9.71%) 등 유통주도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이는 개별 종목의 4분기 실적 호조에 더해 그동안 저평가됐다는 인식, 그리고 원화 강세 3박자가 맞은 결과다.

트럼프가 자국 제조업을 살리기 위해 약달러 기조를 천명하고 미국연방준비위원회(Fed)가 금리 인상 시기를 늦추자 원ㆍ달러 환율이 급격히 떨어졌다.

원ㆍ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12월 28일) 1210.5원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하락세다. 전날 1152원으로 장을 마감, 연말대비 60원 가까이 떨어졌다.

이 같은 원화 강세는 곡물 및 음식료 등 원자재 수입비 부담을 줄여주고, 외화부채 관련 손익이 개선돼 음식료업체와 유통주 등 내수업체에는 긍정적이다.

뿐만 아니라, 원화 강세의 또 다른 수혜주인 은행 및 금융주도 쾌재를 불렀다. 우리은행(5.34%), 하나금융지주(4.49%), 기업은행(4.33%), KB금융(2.02%), 신한지주(2.61%) 등이 약진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도드-프랭크 법’ 재검토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등 은행 규제 완화를 시사한 영향도 컸다.

반면, 원화 강세에 직격탄을 받은 수출주는 주춤했다.

이 기간 LG디스플레이(-8.48%), SK하이닉스(-5.58%), 삼성전자(-3.80%) 등은 약세로 전환했고, 최대 타격을 받은 자동차 주는 1월 대폭 떨어졌다가 보합세를 지나고 있다.

업종별로도 2월 들어 음식료(4.17%)가 상승률 3위에 올랐으며, 그 뒤를 이어 보험업(3.14%), 은행(2.65%), 금융업(2.58%) 등이 상위에 올랐다.

음식료의 약진에는 외국인의 ‘러브 콜’도 주효했다.

2월들어 외국인 순매수 상위 업종에 유통업(385만주)이 5위에 올랐고, 금융업(425만주), 은행(77만주)이 뒤를 이었다.

반대로 대표적인 IT수출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이 속한 전기전자 업종은 -3.04% 빠져나갔다. 지난 1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고가 랠리에 5.75% 상승한 것과는 상황이 전환된 모습이다.

이 기간 외국인은 전기전자 업종만 454만주를 팔아 제조업, 소형주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판 종목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화 강세가 내수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원ㆍ달러 환율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는 추세인데다 그간 낙폭이 커 기술적 반등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하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수 업종은 2015년부터 지속한 주가 약세로 저평가 매력이 높아진데다 원화 강세 움직임에 힘입어 반등이 기대된다”며 “내수주 중에서도 주가가 실적 대비 저평가된 미디어와 음식료 업종의 비중확대를 제시한다”고 말했다.

다만, “소비심리 위축, 국내 정치적 이슈와 중국의 제재 이슈가 맞물린 상황 등을 고려해 추격매수보다는 단기 변동성을 활용한 저점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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