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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스크 5종 세트’ 한번에…설상가상 한국경제
관계기관 합동점검반 회의
-한반도 지정학적 위험 고조 등
-동시다발적 대내외 리스크 발생
-해외시각·금융시장 동향도 점검


한국경제가 5대 대내외 리스크(위험 요인)에 동시다발적으로 노출되면서 위기가 심화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기업투자와 소비가 직격탄을 맞아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의 대내외 환경을 보면 그동안 산발적으로 우리경제를 위협해왔던 ‘리스크 5종 세트’가 한꺼번에 몰려오는 형국이다. ▶관련기사 4면

대외적으로는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 후 보호무역주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고,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노골적인 무역보복 등 주요 2개국(G2) 리스크가 대외여건을 극도로 불확실하게 만들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탄핵정국의 불확실성이 정점으로 치닫는 가운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이 창궐해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여기에다 한동안 조용하던 북한이 지난주말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북한 리스크까지 가세해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특히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대북 강경노선을 천명해온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것으로,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와 ‘기싸움’에 나선 것으로 평가돼 그 파장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다. 북한 리스크는 그 자체로 엄청난 잠재적 폭발력을 갖고 있는데다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될 경우 금융시장 불안은 물론 대외신인도에도 영향을 미쳐 면밀히 관리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경제전문가들은 한국이 ‘불확실성의 함정’에 빠져 소비와 투자가 동시에 위축되며 침체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대내외 불확실성 지표를 추산한 결과 지난해 37.7포인트에서 12월에 48포인트로 10포인트 이상 급등했으며, 올 1월에는 유럽 재정위기 당시인 2011년 10월(52.8%) 수준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국내 정치불안과 경제정책의 혼선, 미국의 대외정책 파장과 미-중 갈등 등으로 불확실성 지수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조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기업투자와 가계소비가 직접 타격을 받는다. 불확실성 지수가 10포인트 상승할 경우 설비투자 증가율은 3~6개월 사이에 6.4~7.4%포인트 하락하고, 산업생산은 5.6~5.9%포인트, 소매판매는 1.5~2.0%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작년말 이후 급격히 높아져 올 상반기까지 지속될 경우 우리경제는 최악의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정부는 13일 오전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관계기관 합동점검반 회의’를 갖고 상황별 비상대응 계획(컨틴전시 플랜)을 재점검하고 시장 불안시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장 금융시장 등 이상징후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불확실성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해준 기자/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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