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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속빈 강정 과도한 경상흑자 더 적극적인 관리를
우리나라가 지난해에도 986억8000만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2015년 1059억달러에 이어 2년 연속 1000억 달러 수준의 흑자 풍년이다. 나라 장사의 가계부가 이처럼 좋은데도 전혀 반갑지가 않다. 오히려 걱정이 앞선다. 조금만 들여다보면 속빈 강정임이 곧 드러나기 때문이다. 상품 수지는 불황형 흑자에 거품까지 끼어있고 서비스 수지는 적자폭이 점점 커지는 추세다. 체력은 바닥인데 몸피만 커져 보호무역만 자극하는 꼴이다. 문제를 알고 대책까지 세웠으면서도 개선된 것은 쥐꼬리다.

우선 상품수지 흑자와 서비스 수지 적자의 만성적 교역구조는 여전하다. 지난해 서비스수지는 176억1000만 달러 적자를 냈다. 적자 규모가 2015년 149억2000만 달러에 이어 2년 연속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해외여행수지(94억3000만 달러 적자)와 한진해운 사태를 반영한 운송수지(6억3000만 달러 적자)의 원인이 크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상품교역 부문이다. 지난해 상품 수출은 5117억8000만 달러로 2015년보다 5.7% 줄었고 수입은 3913억3000만 달러로 7.0% 감소했다. 그 결과가 1204억5000만 달러나 되는 흑자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 생긴 전형적인 불황형이다.

게다가 해외 현지법인의 가공조립 수출이 크게 늘어나 있다. 종전엔 10억달러의 전자제품 부품을 베트남 현지법인으로 보내 가공 조립 후 20억달러로 미국에 수출해도 10억달러 수출이었으나 지금은 20억달러 수출로 계상된다. 수치만 커졌을 뿐 국내 기여도는 미미하다. 100억 달러가 훨씬 넘는 중계무역도 상품 수출을 부풀린다.

국민들 지갑에 별로 흘러들어올 것 없는 돈이 통상마찰만 만든다는 얘기다. 경상수지 흑자의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지난해 경상흑자는 2015년에비해 불과 72억 달러 줄었다. 여전히 국내총생산(GDP)에 견준 흑자 규모가 7%대다. 2015년 7.7%로 커져 미국의 통상압력을 불러왔을 때 온갖 대책을 만들었다. 하지만 별로 달라진 건 없다.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려는 노력을 하지않는다”거나 “수출을 늘리려고 고환율을 방조한다”는 비난은 더욱 거세질 수 있다. 오는 4월 나오는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가 벌써부터 걱정이다. 가능성은 높지않지만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한 우려는 사라지지 않는다. 정부는 올해 미국산 자동차, 항공기, 셰일가스 등의 수입을 늘리기로 했다. 역시 결과는 기대난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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