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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신공] 일생삼회(一生三會)
‘화학을 전공하고 중견기업 생산부에 근무하는 경력 9년차 차장입니다. 제가 아는 선배의 형이 비슷한 회사를 창업하는데, 선배를 통해서 파격적 조건으로 이직 제의가 왔습니다. 그 형이 재정이 튼튼하고, 회사 건물도 자사 건물이며, 인맥도 좋다고 합니다. 나중에 이익을 나누겠다고 까지 하니 비전이 있는 것 같아서 옮길까 하는데 주변에서는 좀 더 지켜본 뒤 가능성을 확인하고 가라고 합니다. 지금 회사에서도 충분히 인정을 받고 있는데, 새로 시작하는 회사라 공연히 긁어 부스럼 만드는 거나 아닌지 망설여지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사람은 누구나 일생에 세 번 결정적 기회가 온다고 한다. 이분은 이번이 과연 그 기회인지 아닌지 고민하는 것 같은데 느낌은 썩 좋지 않다. 다섯 가지를 확인하고 가는 게 좋겠다. 첫째 사장의 재정이 튼튼한 것은 좋지만 그것이 꼭 회사가 성공한다는 충분조건은 아니다. 투자 의지와 상품의 질을 확인하라. 둘째 회사가 자사 건물이라는 것은 ‘돈 많다’의 다른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자기 건물을 회사 앞으로 임대해서 월세 챙기는 사장도 많다. 셋째 인맥 좋다는 부분이 특히 마음에 걸린다. 인맥부터 내세우는 회사치고 상품 탄탄한 곳이 드물다. 넷째 나중에 이익을 나누겠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나, 말의 성찬은 회사가 성공하면 허공에 흩어지는 바람과 같다. 반드시 문서로 보장받으라. 다섯째 마지막 가장 중요한 것은 선배를 보고 가지 말고 사장을 보고 가라. 나중에 열매를 공유하느냐 마느냐는 최종결정권이 선배에게 있지 않고 사장에게 있기 때문이다.

창업 회사에 동참하려는 직장인이여!! ‘로마는 황제와 기타로 이루어져 있다’는 시오노 나나미의 말을 명심하라. 황제 경영을 하는 곳일수록, 아무리 사장 동생이라 해도 기타에 지나지 않는다. 위의 다섯 가지를 점검해보고 확신이 서면 바로 가라. 더 두고 보다가 가는 것은 어리석다. 그때가 되면 이분을 찾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찾더라도 파격적 대우는 없을 것이다.

김용전 (작가 겸 커리어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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