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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탄핵찬반 의사표현 도넘는데 정치권은 팔짱만…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둘러싼 정치적 의사 표현이 갈수록 과격해져 우려의 목소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투신과 분신 등 극단적 행동이 잇따르는가 하면 반대 지지세력에 대한 신체적 위협과 폭행도 다반사다. SNS 상에는 상대 진영을 향한 비난과 욕설이 도를 넘은지 오래다. 심지어 정치적 입장이 서로 다른 부모 자식 사이에 대화가 단절되는 경우도 적지않다고 한다. 탄핵 정국이 길어지면서 우리 사회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자제시키고 국민통합에 나서야할 정치 지도자들은 이해 득실 계산에만 분주할 뿐이다. 포용의 리더십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다.

정치적 의사표현을 위해 극한 행동을 하는 것은 정치권이 국민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한 결과라는 의견이 많다. 지난 설날 연휴기간중 조모씨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그는 열렬한 박사모 회원으로 손에는 박 대통령 탄핵가결 반대 구호가 적힌 태극기가 들려 있었다고 한다. 앞서 8일 촛불 집회가 열린 광화문 광장에서는 박 대통령의 퇴진과 구속을 요구하는 글을 남긴 60대 승려가 스스로 몸을 불살랐다. 정치와 리더십 부재가 초래한 비극적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그 여파가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당장 박사모 등 박 대통령 탄핵 반대 세력은 서울시청 광장에 조씨를 추모하는 분향소를 설치하겠다며 서울시 직원들과 격렬하게 대치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광화문 광장 세월호 분향소는 왜 놔두냐”고 거세게 항의했다고 한다. 조씨의 사망 사건이 또 다른 갈등과 분쟁으로 번져갈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뿐만이 아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이른바 ‘태극기 집회’를 주도하는 노인층을 겨냥한 비속어와 폄하의 글이 하루에도 수십건씩 오르내리고 있다. 틀니를 딱딱거리는 노인을 의미하는 ‘틀딱’, “죽는 것이 애국”이라는 글도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의 퇴임으로 탄핵 시계는 더 빨라지는 분위기다. 이르면 3월 중 결론이 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헌재 결정 이후가 걱정이다. 탄핵이 인용되든, 기각되든 그 후유증이 어떠할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이제 사태가 극단으로 치닫기 전에 정치권이 나서야 한다. 여야 가릴 것 없이 대선 주자급 정치지도자들이 앞장서 지지세력을 향해 자제를 호소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하라는 것이다. 대선이 문제가 아니다. 당장 나라가 찢어지고 결딴이 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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