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타임슬립 드라마들의 흥행을 좌우하는 요소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 시간여행을 소재로 한 드라마들이 유행처럼 계속 나오고 있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타임슬립 판타지를 차용하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자유자재로 연결시킬 수 있다.

콘텐츠진흥원이 전망한 올해 콘텐츠산업 트렌드중에도 판타지가 포함돼 있다. 상실의 시대에는 ‘그것이 알고 싶다’와 ‘썰전’ 처럼 시사와 정치 콘텐츠를 소비하는 ‘현실직시형’과 판타지 멜로 등을 통해 현실을 초월해 위안 받으려는 ‘현실외면형’ 등 두가지 상반된 형태의 콘텐츠가 동시에 소비된다.


‘도깨비’ 후속으로 오는 3일 첫 방송되는 tvN 새 금토드라마‘내일 그대와’는 지하철을 매개로 시간여행을 한다는 판타지 설정이다. 오는 3월 방송되는 OCN 드라마 ‘터널’와 우리나라 최초의 야담집인 어우야담에 나오는 인어 이야기로 과거(조선)와 현재를 연결시킨 ‘푸른 바다의 전설’도 타임슬립 판타지 드라마다. 시간이동을 하는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도 타임슬립물이며, 차원이동을 하는 ‘W’도 유사성이 있다.

‘사임당, 빛의 일기’는 타임슬립이라기보다는 평행우주론을 활용하고 있지만,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점은 유사하다.

타임슬립 기법은 황당한 설정이다. 따라서 시청자가 이를 받아들이려면 내적 개연성을 갖춰야 한다. ‘시그널’은 과거로부터 걸려온 간절한 무전으로 현재와 과거의 형사들이 연결된다. 말도 안되는 설정이지만, 미제 사건을 잊지 말고 바로잡아야 하고, 희생자들을 계속 막아야 한다는 내적 개연성이 드라마에 강력한 힘을 부여했다. 과학적 연결이 아니라 정서적 연결고리가 만들어져야 한다.

‘사임당’은 초기단계라 아직 내적 개연성이 분명하게 제시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도교수의 전횡에 시달리는 시간강사 서지윤(이영애)이 왜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워킹맘’ 사임당(이영애)의 비밀을 풀어내지는지가 명쾌해야 한다.

이는 과학적 객관성이 아닌 이야기로서의 개연성을 의미한다. 현대의 인물과 역사적 인물이 왜 조우하는지가 양자간 고리의 단단함을 좌우한다.

‘도깨비’는 타임슬립물은 아니지만, 과거(고려)와 현재가 연결돼 있다. 여기서는 이생과 전생, 윤회와 환생, 영혼과 순간, 신과 운명, 망각과 선택을 이야기함으로써 삶에 대해 반추하게 한다. 그래서 공유의 가슴에 꽂힌 검과, 그것으로 인해 불멸의 삶을 사는 서사 등과 같은 황당한 이야기가 용납된다. 타임슬립 드라마에서 양쪽을 연결하는 내적 개연성이 없거나 약하다면 황당한 장난밖에 안된다.

/w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