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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주자 인터뷰-정운찬] “대선전 개헌 찬성, 개헌 고리 제3지대 반대”
-“서울대 폐지하면 나라 망한다”
-“촛불집회는 경제적 불평등이 배경…해결에는 내가 적임자”
-좋아하는 역대 대통령은 이승만ㆍ김대중


[헤럴드경제=김상수ㆍ박병국 기자]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거의 모든 정치적 사건 뒤에는 경제적 배경이 있다”며 “촛불집회의 배경에는 경제적 불평등이 있다”고 했다. 그는 “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는 경제전문가가 돼야 한다”며 “40년 동안 ‘동반성장’을 화두로 살아온 내가 다른 대선후보보다 우위에 있다”고 했다. 정 전 총리는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진보’와 ‘보수’를 넘나들었다. 기본소득제와 국민휴식제 도입을 내걸었지만 증세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폈다. 좋아하는 대통령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이승만 전 대통령을 꼽기도 했다. 대선을 앞두고 자신을 향해 러브콜이 쏟아지는 것에 대해선 “독자노선으로 가다가 동반성장을 함께하는 의지를 보이는 당이 있으면 함께 하겠다”고 했다. 최근 대선출마를 선언한 정 전 총리를 서울 관악구에 있는  동반성장연구소에서 23일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10년 넘게 대선주자로 거론됐다. 이번 대선에서 마침내 출마를 결심한 배경은?

=제 꿈은 한국을 동반성장국가로 만드는 것이다. 학창시절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많은 가르침을 준 스코필드 박사와 대학교 은사인 조순 선생님의 가르침이다. 사명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번 촛불집회 배경에는 경제적 불평등이 있다. 거의 모든 정치적 사건 뒤에는 경제적 배경이 있다. 3ㆍ1운동은 독립운동이었지만, 일본의 토지조사사업에 대한 불만이 있었고, 4ㆍ19혁명도 민주당의 ‘못살겠다 갈아보자’에 반응한 것이다. 10ㆍ26의 발단이 된 부마항쟁은 부가가치세에 대한 반대 때문에 일어났다. 사회가 이렇게 어지러운데, 경제전문가로서 수수방관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선출마 선언시 기본소득제와 국민휴식제를 들고 나왔다. 증세가 필요할 텐데?

=세금이 많이 새고 있다. 그것만 챙겨도 상당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 단 고소득자한테는 세금을 더 걷어도 된다. 세금 감면제도도 과감히 정리해야 한다. 그것으로 재원 확보 가능하다. 법인세는 무리한 감면제도 정리를 통해 실효세율을 높이면 된다. 기업 어렵다는데 명목 법인세를 올려서 그 어려움을 더할 필요가 있는가.

▶전 서울대 총장으로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서울대 폐지 주장에 대한 생각은?

=‘박 시장이 초조하구나, 선거 철이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노무현 정부에서 초기에 만나자고 해서 만났다. 대학평준화 하자고 하더라. 국립대 통합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나라는 망한다고 답했다. 창의적 인적 차원이 필요한데, 대학까지 평준화하면 창의적 인적 자원이 어떻게 크나.

▶대학자율화를 주장하시는데, 사교육비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나?

=‘오늘부터 사교육비 안돼’ 그렇게 못 한다. 과거 아르바이트 폐지했을 때 대학생들이 ‘몰래바이트’를 했다. 몰래바이트 하면 그걸 피할 수 있는 부자들만 신난다. 대학입시 개선을 통해 사교육비 해결이 가능하다. 시험을 학교, 학과별로 서너 과목만 보고, ‘열린 문제’로 내는 방식으로 가야 된다. 답은 있지만 그 답에 이르는 과정은 다양한 문제를 내는 것이다. 시험시간은 3~4시간 주고 나머지 과목은 패스 앤 패일(pass and fail)로 하면 된다. 과외해야 될 과목이 줄게 된다. 대학자율화가 기본이다.

▶일각에서 군복무 1년감축 주장이 나오기도 했는데?

=저는 국방 문제에 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자본 집약적 군대를 만들자, 기계적으로 군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하지만 우리 군이 언제 충분히 기계화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좋아하는 역대 대통령은?

=이승만,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이 전 대통령은 건국의 아버지다. 이 전 대통령이 없었다면 나라가 없었다. 이 분단 사태가 옳은 건지 틀린 건지에 대해선 견해가 나뉘지만 그가 없었다면 나라의 초석을 닦기 힘들었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안한 것은 잘못됐다. 김 전 대통령은 해방 후 최초의 야당 대통령이다. 존경할 만한 끈기를 가졌고 또한 인텔리전트하기까지 했다. 알아야 면장이라도 한다. 박근혜 대통령을 보라.

▶햇볕정책 계승하나?

=햇볕정책으로 핵무기 만들었다고 하는데 통일 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다. 북한이 경제를 일으키고 우리와의 격차가 줄어들면 통일 비용이 줄어든다. 단 불투명한 것은 잘못됐다. 북한이 핵 개발했기 때문에 햇볕정책도 결국은 성공했다고 보기 힘들지만 지난 두 정권의 절단ㆍ 봉쇄 정책도 성공하지 않았다. 한반도를 둘러싼 네 나라가 국가주의 고립주의 보호주의를 하고 있다. 우리가 뻗어나갈 길이 없다. 북한 가서 투자해야 한다. 개성공단도 빨리 재개해야 한다. 또 공단을 왜 개성에만 만드나. 북한 해주나 원산에도 만들어야 한다. 남한의 철원, 고성에도 만들어 남한의 자본주의 체제 경험토록 하면 된다.

▶개헌에 대한 입장은?

=개헌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다. 대선 전 개헌이 옳다. 개인적으로 의원내각제 선호한다. 단, 저는 개헌을 고리로 한 제3지대는 반대다. 개헌만 가지고 어떻게 제3지대를 만드나. 문 전 대표가 제3지대 반대하니까 모이자? 순수해 보이지 않는다.

▶바른정당, 국민의당 등에서 러브콜이 오는데?

=독자노선으로 가다가 동반성장을 함께하는 의지를 보이는 쪽이 있고, 그쪽도 좋고, 나도 좋으면 함께 한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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