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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프 칼럼-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 한국 학교폭력예방책 세계가 주목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 서울에서 개최된 유네스코(UNESCO) 주최 ‘학교폭력 및 괴롭힘에 대한 국제 심포지엄’에는 유네스코 75개 회원국의 장ㆍ차관 등 250여명의 전문가 등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서 유네스코는 전 세계의 모든 아동과 청소년이 안전한 학습 환경에서 교육받을 기본적인 권리를 충족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에 대해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국제 심포지엄에서 발표된 유네스코의 ‘학교폭력과 괴롭힘: 국제 현황 보고서(School Violence and Bullying: Global Status Report)’에 따르면 저소득층과 중간소득층에 속하는 19개 국가 11∼13세 학생들 중 34%의 학생들은 지난 1개월 이내에 괴롭힘을 당했으며, 그 중 8%의 학생들은 매일 괴롭힘을 당했다. 이어 학교폭력과 괴롭힘이 학생들의 학습뿐만 아니라 정신건강 및 정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또 유네스코의 국제 현황 보고서에서는 사회적 고정관념, 빈곤, 민족 정체성 차이, 언어능력 부족, 성(性)적 지향, 다른 다양한 요인 등으로 인해 사회적 약자에 속하게 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힘의 불균형이 발생되며, 이로 인해 학교폭력이 유발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실시된 괴롭힘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에는 18개국 10만명의 청소년이 응답했는데, 그 중 25%의 청소년들은 신체적 외모 때문에, 25%는 성별 또는 성적지향 때문에, 그리고 25%는 민족 또는 출생국가 때문에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네스코가 학교폭력을 주제로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번 국제 심포지엄은 이화여대 학교폭력예방연구소가 유네스코와 공동으로 한국에서 주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 크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심포지엄에 참석해 “학교폭력 감소와 예방의 모범사례가 공유되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축사를 했다. 이영 교육부 차관도 “우리나라가 지난 2012년부터 민간과 정부의 공동 노력을 통해 맞춤형 학교폭력 정책을 시행했고, 그 결과 학교폭력의 심각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내용의 정책사례를 발표해 참석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전 세계의 참석자들이 한국의 정책사례에 대해 매우 큰 관심을 가졌고, 다양한 예방교육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많은 질문이 이어졌다.

이번 국제 심포지엄의 개최 결과로 우리나라는 두 가지 과제를 안게 되었다.

첫째, 우리나라에서 여전히 학교폭력의 문제가 계속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될 학교폭력의 양상 변화에 대해 정책적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학교폭력 양상을 살펴보면, 신체폭력의 발생비율은 줄어들고 있지만, 따돌림, 사이버폭력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이에 대한 정책적 대응이 요구된다.

둘째, 유네스코를 포함해 전 세계가 한국에 기대하는 정책적 리더십에 대응, 학교폭력 및 괴롭힘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실제 우리나라의 학교폭력 정책 대응에 대해 많은 나라에서 궁금해 하고 있으며, 정책적 집행과정에 대해 배우기를 원한다.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법적ㆍ연구 기반, 다양한 정책, 예방교육 프로그램, 사후 조치 등 우리나라의 다양한 정책적 도구를 취약한 나라에 전수해 주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정책의 경험을 나누는 것이 진정한 교육 개발원조(OD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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