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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오츠, 하오츠” 요우커 넘치는 광장시장
TV ‘1박2일’등서 소개된뒤 급증
명동·북촌 이어 새 명소로 부상
빈대떡·불닭발·떡볶이 최고인기
한국손님 줄고 교통혼잡 불편도


“마요싸이뽀빠(‘마약김밥’)! 량치엔(2000원 어치)?”

지난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내 먹거리 골목. 이곳에서 가장 먼저 녹두빈대떡 장사를 시작했다는 상인 김모(42) 씨는 맷돌에 녹두콩 한 국자를 넣으며 “광장시장 먹자골목을 찾는 사람들 대부분은 중국 단체관광객”이라고 했다.그는 다만 “한국 사람들이 많이 찾아야 하는데 불경기라 그런지 (외국)관광객들 뿐이어서 아쉽기는 하다”고 했다. 때마침 김 씨는 6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녹두전+고기전 세트’ 한 접시를 한 중국인 관광객 커플 앞에 내려 놓았다. 접시를 건네받은 중국인 여성은 연신 음식 사진 찍기에 바빴고, “하오츠(맛있다)! 하오츠(맛있다)!”를 연발하며 젓가락질에 집중했다.

연간 200만명이 넘는 요우커들이 집중적으로 방문하다보니 광장시장 인근 교통은 요우커들을 태운 관광버스들의 주정차로 혼잡하다. 인근 상인들은 “중국관광객들 때문에 한국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졌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광장시장’이 중국관광객들의 주요 명소로 자리 잡았다. 기존에 명동과 북촌 일대에 집중돼있던 중국인 관광객 인파가 광장시장으로도 몰리고 있는 것이다. 다만 요우커 명소가 되다보니, 한국 손님은 대신 줄어들었다.

광장시장에 요우커들이 몰리는 것은 한류 프로그램 영향이 크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TV ‘1박2일’과 ‘런닝맨’에 광장시장이 소개되고 난 뒤 광장시장으로 많은 외국인 관광객 인파들이 몰리고 있다”며 “북촌과 광장시장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 수는 연간 20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입증하듯 이날 오후 늦게까지 요우커를 태운 관광버스들이 광장시장 입구가 위치한 종로5가 사거리에 즐비하게 주차한 뒤 수백명의 요우커들을 내리고 태웠다.

상인 우모(50ㆍ여) 씨는 “오전 8시께부터 오후 9시께까지 장사하는데 하루종일 중국인관광객들로 골목이 가득 찬다”며 “관광버스들 때문에 일대 교통혼잡도 심하다”고 했다.

광장시장을 들른 요우커들이 가장 많이 먹는 음식 3가지는 빈대떡, 마약김밥 그리고 불닭발이다. 입구에서부터 줄지어 서있는 노점상 주인들은 “마요싸이뽀빠~(마약김밥~)”를 외치며 호객행위에 열을 올렸다. 요우커들은 그런 노점상들 앞에서 사진 촬영 삼매경에 빠져있었다. 한 상인은 “거의 중국인 관광객들이 전부이기 때문에 상인들도 간단한 중국어 공부는 필수”라며 “중국 관광객들이 몰려 한국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마약김밥과 떡볶이를 주문한 중국인관광객 한시우(28ㆍ여) 씨는 “런닝맨에서 광장시장이 나오는 걸 보고 한국 길거리 음식들 먹어보고 싶어 찾아왔다”며 “떡볶이는 좀 매운데 정말 맛있다”고 했다.

이렇듯이 광장시장은 명동과 북촌에 이어 새로운 요우커들의 관광코스로 자리매김했다. 광장시장에서 전과 분식류를 판매하는 상인 한제범(38) 씨는 “5년 전만해도 명동이 제1의 명소였지만 이젠 광장시장”이라며 엄지를 내세웠다. 

구민정 기자/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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