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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누구를 위한 ‘땅 전쟁’ 인가
18일 성남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오리사옥 대강당에서 열린 ‘2017년 공동주택용지 공급계획 설명회’엔 몰려든 인파로 발 디딜 틈도 없었다. 지난해 설명회보다 2배 이상 늘었난 700여명의 ‘업자’들이 몰리며 입구와 복도까지 대강당 안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로 북적였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수도권에 아파트를 지을 땅이 부족해 그 어느 때보다 입찰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고 했다.

올 부동산 시장은 경기가 하강하는 가운데 땅까지 귀해졌다. 건설사들로서는 가장 중요한 원자재인 ‘땅’이 없어 ‘상품(건물)’을 만들기 어려워진 셈이다.

올해 전국 택지지구에서 공급되는 공동주택용지는 108개 필지 406만㎡ 규모로 지난해(106필지ㆍ408㎡)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2014년(188필지ㆍ783㎡)보다는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조해식 LH 토지마케팅기획부장은 “지난 2014년과 2015년에 각각 783㎡, 695㎡의 공동주택용지를 매각했지만, 지난해 8ㆍ25대책 이후 공급물량을 대폭 줄었다”고 밝혔다. 일부 건설사들의 실적제한 조치에 대한 불만도 감지됐다. 중견건설사가 서류회사(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무더기 청약을 넣어 좋은 택지를 독식하려는 시도를 차단하는 것엔 동의하지만, 진입장벽을 높여 역차별을 부른다는 지적이었다.

LH 관계자는 “지난해 청약 과열이 심했고, 정치권과 언론이 지적한 부분을 감안한 것”이라며 “건설사들의 입찰 과정과 추이를 보고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목수는 못을 보면 망치질을 하고 싶다고 한다. 건설업자들은 땅을 보면 뭔가 짓고 싶어지는 모양이다. 시내는 물론 외곽까지 새로 지은 아파트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요즘이다. 오죽하면 ‘아파트 공화국’이라 부를까. 해마다 적지 않은 규모의 택지가 공급되고, 상당한 수의 아파트가 지어지지만 여전히 살고 싶은 곳에 내집을 구하기는 어렵다. 과연 필요한 곳에 주택이 잘 공급되고 있는 것일까? 올해부터는 택지공급과 아파트 건축이 LH와 건설사들의 그들만의 리그가 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an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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