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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겨울이면 더 괴로운 건선 ①] 건선, 방치땐 관절염ㆍ당뇨로 도진다
-건조한 겨울은 치료효과 있는 자외선마저 줄어 증상 악화돼
-방치하면 심장질환, 심혈관계 질환 등 ‘큰 병’으로 번지기도
-우리나라 환자 10명 중 4명, 가족력…조기에 예방ㆍ관리해야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지난해 가을부터 회사원 박모(33) 씨의 팔뚝에는 하나둘 붉은 반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박 씨는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방치했다. 하지만 실수였다. 날이 추워지면서 증상이 심해지더니 이내 온 팔을 뒤덮는 지경에 이르렀다. 뒤늦게 상황이 심각하다고 느껴 병원을 찾았고, 결국 건선으로 진단받았다. 박 씨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증상이 심해지고 있어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외출하자마자 얼굴을 때리는 매서운 바람에 미세먼지까지, 겨울은 피부에게 혹독한 계절이다. 건선 환자에게는 더욱 그렇다. 건선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만성 면역 매개성 질환으로, 날씨의 영향으로 피부가 건조한 겨울에는 관리가 더 어렵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에는 햇빛 속 자외선이 줄고, 노출 빈도도 낮아진다. 때문에 대다수 건선 환자의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사진은 가려움증 이미지.

또 건선은 햇빛을 적당하게 받았을 때 일부 호전되는 경향이 있다. 햇빛 속 자외선이 건선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에는 햇빛 속 자외선이 줄고, 노출 빈도도 낮아진다. 때문에 증상이 악화돼 건선 환자에게 여러모로 힘든 시기다. 이처럼 관리가 힘든 겨울일수록 환자 개인에게 맞는 치료를 꾸준히 받고 관리해야 건선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한다.

▶제대로 치료 안 하면 관절염 등으로 악화=건선을 제대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우선 건선에 대해 알아야 한다. 건선은 증상의 정도에 따라 경증ㆍ중등도 이상ㆍ중증으로 나뉜다. 가장 흔한 형태인 ‘판상 건선’의 경우 피부에 하얀 각질로 덮여 있는 붉은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건선은 치료가 늦어지거나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건선성 관절염, 당뇨병, 심장 질환, 심혈관계 질환 등을 동반 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조기 진단과 적합한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건선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만성적인 질환이다. 그러다 보니 일부 건선 환자는 병마에 지친 나머지 전문적인 치료 대신 검증되지 않은 치료를 제공하는 대체의학, 민간요법 등에 매달려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우리나라 환자 10명 중 4명, 가족력=건선의 발병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져 있지 않으나, 우리 몸의 면역 세포 중 T세포가 건선의 원인에 주로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부의 각질 형성 세포는 일정한 주기로 분열하고 새로운 세포가 탄생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일생을 마친 세포는 비듬과 같은 피부 껍질로 우리 몸에서 떨어져 나가게 된다. 이러한 피부 각질 형성 세포 증식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T세포다.

T면역 세포가 활성화 되면 여러 가지 면역 물질들이 함께 분비ㆍ활성화되면서 피부 각질 형성 세포를 자극하는데, 이 세포가 빠르게 증식해 비듬 같은 비정상적인 각질이 겹겹이 쌓여 건선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T 면역 세포 외에도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피부자극, 건조, 상기도 염증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건선을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 원인들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우리 나라 건선 환자 10명 중 4명은 건선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가족 중 건선 환자가 있는 사람들은 특히 조기에 건선을 예방,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등도 이상, 자외선 쬐는 광선 치료 등 진행=잘못된 치료로 건선의 증상이 악화 혹은 재발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전문적인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건선의 치료 방법은 증상의 심한 정도, 활성도, 병변의 형태, 발생 부위, 환자의 나이 등에 따라 결정되며, 바르는 약부터 주사제까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경증 건선일 경우 주로 스테로이드 연고 등 바르는 약을 사용하지만, 증상이 심한 중등도 이상이 되면 자외선 광선을 쬐는 광선 치료, 면역 억제제 등을 경구 복용하는 전신 치료 등을 진행할 수 있다.

중등도 이상 건선이거나 다른 치료법으로 치료가 어려울 경우 주사제인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가 가능하다. 생물학적 제제는 건선을 유발하는 특정한 면역 매개 물질을 선택적으로 차단해 건선의 증상을 개선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인터루킨-17A, 인터루킨-23, 종양괴사인자(TNF)-α 등이 건선을 유발하는 주요한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피부과의 김경문 교수는 “건조한 겨울철은 건선 환자들이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계절”이라며 “건선 관리가 어려운 겨울일수록 경증 건선 혹은 그보다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중등도 이상 건선 등 환자 스스로 가진 건선 형태에 따라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치료를 지속해야 건선의 호전이 가능하다”고 충고했다. 이어 “전문의와 상담ㆍ진료를 통해 전문적인 치료를 받고 잦은 보습 등으로 일상적인 관리를 병행하면 계절과 관계없이 건선 관리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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