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제2의 한미약품’ 꿈꾸는 제약사, 오픈마켓에서 매력 발산
-9~12일 미국 ‘JP모건 컨퍼런스’에 주요 제약사들 참가

-2015년 한미 대박 기술수출은 컨퍼런스가 도화선 돼

-삼성바이오, 셀트리온, 한미약품 등 파이프라인 홍보

-글로벌 동향 파악, 글로벌제약사와 스킨십 강화 도움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 지난 2015년 1월 미국에서 열린 제33회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당뇨신약 후보물질인 ‘퀀텀 프로젝트’에 대해 발표했다. 이후 이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인 여러 제약사들과 협상을 벌인 한미는 최종 사노피와 같은해 11월 5조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을 발표했다. 이런 ‘대박’ 기술수출 소식에 제약업계는 고무됐고 JP모건 컨퍼런스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2015년 8조원의 기술수출이라는 ‘대박’을 터트린 한미약품의 행보를 잇기 위해 국내 주요 제약사들이 전세계 투자자들을 상대로 신약개발 현황에 대해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하면서 ‘제2의 한미약품’이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주요 국내제약사 대표들이 JP모건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김태한(왼쪽부터)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김명훈 셀트리온 부사장,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

지난 9~12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한미약품, 녹십자, 동아에스티, 종근당, 코오롱생명과학 등 주요 제약사들이 참여해 신약 파이프라인과 진행 중인 신약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글로벌 금융사 JP모건사가 매년 전세계 제약ㆍ바이오 기업들을 초청해 실시하는 투자자 대상 컨퍼런스로, 세계적 권위의 투자 설명회다. 이번 행사에는 세계 40개국의 1500여개 업체가 참여했다.

▶삼성바이오ㆍ셀트리온ㆍ한미, 신약개발 현황 ‘어필’=이번 컨퍼런스에는 국내 제약사 대표들이 직접 참여해 자사 신약에 대한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발표 연단에 섰다.

우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눈에 띈다. 지난 2012년부터 매년 컨퍼런스에 참여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그동안 ‘신흥시장군’으로 분류돼 별도 건물에서 행사를 진행해 왔던 것과 달리 올해엔 국내 기업 처음으로 ‘메인 트랙’을 배정받아 본 행사장에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IR을 진행했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지스 사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한 더 나은 위탁생산(CMO) 서비스’라는 제목의 연설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조했다. 김 사장은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자가면역항암제 시장 확대와 폭발적인 수요가 예상되는 알츠하이머와 같은 신약 개발 가속화로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는 이미 6개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9개 제품, 약 29억 달러의 공급계약을 체결했고 현재 15개 이상의 기업들과 30개 이상의 제품 공급계약에 대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 역시 발표를 통해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램시마의 성공적인 유럽시장 진출 성과와 함께 향후 마케팅 전략을 발표했다.

발표자로 나선 김명훈 셀트리온 부사장은 “셀트리온은 앞으로 램시마 SC제형(피하주사) 개발을 통해 기존 램시마와 함께 ‘투트랙’ 전략으로 제품군을 다양화해 TNF-a억제제 시장 점유율을 극대화하겠다”고 했다.

또 허쥬마와 트룩시마 등 항암제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과 CT-P27과 같은 신약 임상 진행 현황 등을 발표하며 램시마 이후 셀트리온의 차세대 파이프라인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한미약품도 컨퍼런스에 참가해 지난해 있었던 기술수출 계약 해지를 만회하기 위한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한미약품은 북경한미약품에서 개발 중인 혁신신약 풀랫폼 기술인 ‘펜탐바디’와 이를 적용한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에 대해 설명했다. 펜탐바디는 하나의 항체가 서로 다른 두 개의 타깃에 동시 결합할 수 있도록 하는 차세대 이중항체 플랫폼 기술로 면역 항암치료와 표적 항암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기술이다.

발표에 나선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은 한미약품의 핵심 기반기술인 ‘랩스커버리’를 당뇨비만 영역 외에도 희귀질환치료 분야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밖에도 녹십자, 동아에스티, 종근당, 유한양행, 안국약품, 코오롱생명과학 등도 이번 컨퍼런스에 참여했다.

▶신약 기술수출의 발판…글로벌 동향 파악과 스킨십 형성에 도움=이처럼 많은 제약사가 컨퍼런스에 주목하는 이유는 향후 기술 및 후보물질 수출에 있어 좋은 ‘오픈마켓’이 되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세계 유수의 투자자들이 참여하는 곳에서 자사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소개함으로써 기술수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보통 국내사들은 외국의 파이프라인을 도입하기 보다는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을 수출하려는 경우가 많은데 제약사가 일일이 글로벌 제약사들과 연락해 신약 파이프라인을 소개하고 협상을 벌이기는 쉽지 않다”며 “컨퍼런스처럼 모두가 모이는 장소에서 공개적으로 파이프라인을 소개하면 많은 협상 대상을 확보할 수 있고 그로 인해 기술수출도 유리해진다”고 했다. 이어 “한미약품도 오래 전부터 이 컨퍼런스에 참여하면서 정보를 수집해왔고 그 과정이 쌓이면서 사노피와의 대박 기술수출에 성공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약사들이 당장 소개할 파이프라인이나 후보물질이 없어도 컨퍼런스에 참여하는 이유는 컨퍼런스에서 글로벌 동향과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글로벌 제약사와의 스킨십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당장 어떤 성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우리가 개발하려는 신약이 시장에서 상품성이나 경쟁력이 있는지 미리 예상해 보는데 도움이 되고 또 많은 제약 관계자들과 얼굴을 익히면서 향후 기술수출에 있어 물꼬를 트는데 좋은 기회가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iks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