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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깎아먹기도 귀찮아”…조각 사과ㆍ조각 배 어때요?
-싱글족들 위한 사과ㆍ배의 무한변신
-영양 그대로…간편한 조각과일 인기
-배 소비 하락…대안으로 새방안 찾아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씻고 깎고 자르고 치우고….

과일 하나에 따르는 귀찮음이 식욕을 이길 때도 있다. 실제로 부피가 크고 깎아먹는 과일의 경우 싱글족들의 소비가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설명=배 이미지.]


지난 8월 서울대 연구진이 발표한 ‘장바구니를 통해 바라본 농식품 소비 트렌드 변화와 시사점’에 따르면 1인 가구는 작고 껍질 처리가 쉬운 과일을 선호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반면 수박, 참외, 배 등 껍질이 크고 단단하거나 껍질을 따로 모아 처리해야 하는 과일들의 구매액은 다인 가구 대비 낮았다. 크기가 큰 과일은 혼자 한 번에 먹기가 쉽지 않아 쉽게 무르거나 상하게 되고, 과일을 먹기 위해 껍질을 따로 벗기고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과일 사과의 환골탈태=2016 농림축산식품 주요통계를 보면, 사과의 1인당 연간 소비량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배 소비는 2007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2007년까지만 해도 사과를 앞질렀던 1인당 배 소비량은 이제 사과 소비량의 절반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소비 편이성’이라는 소비자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는지 여부가 공통분모를 가진 두 국민과일의 성적을 가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0월 농협의 사과 판매 매출은 700억원을 돌파했다. 부정청탁금지법에 대응해 실속형 선물 세트를 개발하고 소규모 가족 구성원을 위해 껍질 채 먹을 수 있는 1~2인용 안심 세척사과를 내놓은 것.

실제로 ‘씻어나온 사과’ 상품은 홈쇼핑 GS샵의 2016년도 베스트상품 10위권에 패션ㆍ뷰티 상품들과 함께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비파괴 당도선별과 세척, 개별포장 등을 통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여 재구매율이 40%에 이른다.

편의점업체 CU는 조각 사과가 들어간 컵과일을 판매 중이다. CU는 비타민C를 뿌리고 빛과 산소를 적절히 투과하는 특수용기를 이용해 컵과일의 유통기한을 5일로 연장했다. 상온에서 1시간만 방치해도 표면이 갈색으로 변하는 사과는 몇일이 지나도 신선한 상태로 유지된다.

이외에도 농촌진흥청은 한 입에 쏙 들어갈 정도로 작은 품종 ‘루비에스’를 보급하고 있다. 일반 사과가 270~300g 정도의 무게라면, 탁구공 크기만한 루비에스의 무게는 90g에 불과하다. 

[사진설명=배를 이용해 여러가지 연구를 하고 있는 아워홈 식품연구원의 연구원들.]


▶배 소비, 2007년 이후 하락…대안은 조각과일ㆍ음료= 하락세를 보이는 배 소비에 반전을 노리기 위한 노력들이 최근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농촌진흥원은 껍질째 먹을 수 있는 테니스공 크기의 신품종 배 ‘조이스킨’을 선보였다. ‘껍질 째(스킨), 즐겨(조이) 먹을 수 있다’는 의미로 품종명을 조이스킨으로 정했다. 박피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바로 먹을 수 있어 간편할 뿐만 아니라 배 껍질에 황산화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건강에도 더욱 좋다. 평균 무게 322g에 크기도 아담해 1인 가구에서 소비하기에 손색 없다.

아워홈 식품연구원은 농촌진흥청 산하 배연구소와 손잡고 배를 활용한 가공제품 개발 연구를 한창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 생과로 섭취되는 국산 배가 소비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서는 가공상품으로의 변신이 필수불가결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배연구소는 가공에 적합한 배 종자 개발을, 아워홈 식품연구원은 해당 배를 이용한 가공제품 개발을 각각 맡고 있다.

아워홈 식품연구원 측은 내수시장을 겨냥해서 최근 유행 중인 신선편이식품으로서 조각과일을 개발 중이다. 과피를 제거한 배는 사과와 마찬가지로 갈변이 급격히 진행되는 동시에 다량의 물빠짐 현상을 발생하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냉장보관 2일 이내에 불과하다. 아워홈 측은 배의 유통기한을 2.5배, 즉 5일로 늘릴 수 있는 안전한 식품 코팅제를 개발하고 있다.

또 중국, 미국 등 해외시장을 겨냥해서는 배 음료를 개발 중이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따르면 2015년을 기준으로 지난 3년간 배 수출액은 약 44% 증가했다. 국산 배는 당도와 맛이 뛰어난 데다가 최근에는 ‘숙취해소’라는 효능이 강조되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최근 5년간 중국에 수출되는 우리나라 음료의 판매 증가율은 연평균 457.6%에 이를 만큼 고속 성장 중이다. 이에 아워홈은 숙취 해소, 소화기능 향상 등 배의 효능을 부각한 기능성 음료를 개발하고 있다.

아워홈 식품연구원 김미영 팀장은 “농촌진흥원과 진행하고 있는 배 저장성 연구는 국산 배의 고부가가치화가 목표로서 우리나라 농가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summ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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