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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정청탁, 다음 타깃은 SKㆍCJ?…오너리스크에 휘청이는 대기업
[헤럴드경제=강주남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SK와 롯데, CJ 등 다른 대기업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로 다른 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수사 확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이 낸 ’미르ㆍK스포츠 재단 출연금(204억원)‘이 뇌물로 간주되면서 이들 두 재단에 총 774억원을 낸 53개 대기업 전체가 모두 수사대상에 오르게 된다.

연간 매출 270조원에 달하는 삼성의 총수가 법원에서 최종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다른 기업에게는 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댈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삼성 다음은 SKㆍ롯데?…대규모 투자 올스톱 위기= 이 부회장에 이어 다른 대기업 총수들이 줄줄이 소환될 경우 정상적인 경영 결정이나, 수십조 규모의 대규모 투자계획, 글로벌 인수합병(M&A), 신규인력채용 등 모든 기업활동은 사실상 올스톱된다.

한마디로 재계 경영 시계는 수렁으로 빠져들고, 대한민국의 경제는 작동이 멈춰서는 셈이다.

더욱이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픠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데다, 중국의 THAAD(고고도방어체제) 경제보복 등 가뜩이나 대외 교역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오너 리스크’로 기업 경영이 올스톱 될 경우 한국 경제는 회복 불가능한 치명상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 협박과 다름없는 요청을 하는데 과연 거절할 수 있는 기업인이 몇 명이나 되겠느냐”며 “특검이 대기업들이 대통령과 청와대의 강요에 못이겨 낸 최순실 관련 재단 출연금을 낸 대기업에 대해 뇌물죄를 적용해 줄줄이 형사처벌하려는 것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또다른 관계자도 “올해가 시작된지 보름이 지났지만, 아직 올해 사업과 투자 계획을 세우지도 못하고, 모든 것이 올스톱된 상태”라고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이건희 회장이 3년째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재용 부회장마저 구속된다면 삼성그룹은 심각한 경영공백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이 가뜩이나 얼어붙은 기업인들의 의지를 더욱 꺾는 요인으로 작용되지 않도록 사법당국의 신중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호소했다.

특히 다음 타깃으로 거론되고 있는 SK와 롯데, CJ, 현대ㆍ기아차, 부영 등 재계는 초긴장 상태다.

SK의 경우 오너리스크로 최근 11조원에 달하는 공격적인 투자계획을 발표한 SK텔레콤을 비롯해 SK이노베이션(3조원), SK하이닉스(3조2000억원) 등의 통큰 투자계획 지연을 우려하고 있다.

총수 특별사면 로비의혹을 받고 있는 SK와 면세점 인허가 로비의혹을 받고 있는 롯데는 미르ㆍK스포츠재단 설립 당시 각각 111억원, 45억원을 출연했다.

SK측은 “최 회장이 사면받을 당시에는 미르ㆍK스포츠재단은 언급되지도 않은 상황이라 전혀 연관이 없다”며 “그해 8월 10일 사면심사 위원회가 개최됐고 다양한 루트를 통해 최 회장이 사면 대상이라는 점이 알려진 상황이었다”고 거듭 해명했다.

면세점 인허가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롯데는 삼성에 이어 특검의 다음 수사 대상 기업으로 거론되는 것 자체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롯데는 ‘면세점 특혜’ 의혹과 관련, “특혜는 커녕 2015년 11월 잠실 면세점(월드타워점)이 특허 경쟁에서 탈락한데다, 지난해 서울 신규 면세점 추가 승인가능성도 신동빈 회장과 박근혜 대통령의 독대(3월 14일)보다 앞선 3월초부터 이미 언론 등에서 거론돼온 만큼 독대의 결과라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재계,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금은 뇌물 아닌 사회공헌 활동”…대가성 없다= CJ(13억원), 부영 등 다른 대기업들도 특검 수사가 어느 정도로 확대될지 전정긍긍하고 있다.

특검팀은 CJ그룹이 이재현 회장의 사면을 위해 현 정권의 문화융성사업을 적극 지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CJ는 이 회장 사면 직전인 지난해 5월 1조4000억원이 투자되는 경기도 K컬처밸리 조성사업을 착공했다.

이에 대해 CJ는 이 회장이 지난해 8월 특별사면을 받은 정황과 관련해 “손경식 회장이박 대통령과 독대할 때 외삼촌으로서 이 회장의 건강을 우려하는 차원에서 선처를 언급했을 뿐 직접 사면을 부탁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춰 볼 때 대가성이 있었다고 보기 매우 어렵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지난해 2월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이 K스포츠재단 추가 출연금을 요청했을 때 세무조사 무마를 부탁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들과 함께 미르ㆍK스포츠 재단에 돈을 댄 현대차(128억원), LG(78억원), 포스코(49억원), GS(42억원), 한화(25억원), 두산(11억원), 금호아시아나(7억원), 신세계(5억원) 등도 사회공헌 차원에서 재계의 암묵적인 황금비율에 따라 이들 두 재단에 자금을 지원했다고 주장한다. 청탁을 하거나 대가를 바라고 돈을 낸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대기업이 사회공헌이나 기부 헌금을 할때 통상 삼성이 2를 내면 현대차가 1.2를 내고, SK는 1, LG가 0.8를 부담하는 식이다.

박정희 시대 방위성금에서부터 유래한 대기업 사회공헌 성금의 구조인 셈이다. 이번에 두 재단에 낸 출연금도 이 비율에 따라 삼성이 204억원을 내고, 현대차가 128억원, SK가 111억원, LG가 78억원을 냈다. 사회공헌 황금비율을 그대로 따른 셈이다.

nam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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