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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갤노트7, 엘리엇 사태보다 힘들다”…블룸버그 “삼성, 경영권 승계 위태”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나 삼성물산 경영권을 공격받았던 엘리엇 사태보다 더한 위기감에 짓눌린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삼성그룹의 리더십 공백 사태가 현실화되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6일 이 부회장에게 뇌물공여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기 때문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수사선상에 오른 재벌 총수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처음이다.

특검의 칼 끝에 매출 270조, 시가총액 400조의 삼성이 멈춰섰다.

설마 하는 심정으로 상황을 지켜보던 삼성그룹 뿐 아니라 재계도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사옥으로 출근해 그룹 경영 현안을 재점검하면서 특검 발표를 기다렸지만, 결국 특검의 칼끝을 피해가진 못했다.

특검이 이 부회장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재계 전반에 걸친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그룹으로서는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2년 8개월만에 최대 위기다.

특검이 이 부회장 이외에 최지성 부회장, 장충기 사장 등에 대해서는 불구속 기소하기로 했다. 최고 경영진의 사법처리로 주요 경영현안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은 어려워지게 됐다.

연매출 270조원의 글로벌기업이 특검에 의해 사실상 무장해제되는 셈이다.

이는 지난 2008년 삼성 비자금 특검 당시에도 경험치 못한 리더십 공백이다.

삼성의 경영 위기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삼성의 경영시계는 이미 지난해 11월 8일 멈췄다.

지난해 11월초부터 검찰 압수수색과 소환조사,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 특검수사 등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일상적인 경영활동은 불가능한 실정이다.

특검 수사기간이 한달 연장될 경우 3월말까지 1분기를 공회전해야하는 셈이다.

삼성 관계자는 “그룹 수뇌부에 대한 사정기관 수사가 시작된 지난해 11월부터 수사 대응에 집중하느라 그룹 현안은 건드리지 못하고 있다”며 “메르스나 엘리엇 사태 등 그 어느때보다 힘겹다”고 말했다.

두달째 중단된 삼성 경영 일선 곳곳에 이미 빨간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사장단 인사와 조직개편이 기약없이 미뤄지면서 계열사 경영전략을 확정할 여력도 없다.

예년처럼 1월말까지 마무리되던 신년 경영계획과 3월부터 진행되어야할 신입사원 채용계획도 진척할 수 없다.

삼성의 신성장동력을 위한 사업재편이나 인수합병(M&A), 지주회사 전환작업도 잠정 중단됐다.

특히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지주사 전환 등 주요 현안은 밑그림조차 그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말 이 부회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된 이후 삼성전자 이사회에서 주주들에게 약속한 사안들은 논의조차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지주회사체제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 배당확대, 거버넌스위원회 설립 등을 구체화할 예정이었다.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한다는 방침은 올스톱된 실정이다.

삼성은 멈췄지만 글로벌 경제환경은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갤럭시노트7 발화사태로 한차례 홍역을 겪은 해외시장에서 삼성의 입지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상징성이 절대적인 삼성의 이미지와 신뢰도가 이미 동반추락했다.

글로벌 기업 M&A도 차질을 빚는 사태가 현실화됐다.

세계 1위 전장기업 하만 인수는 이 부회장이 지난해 등기이사로 선임된 이후 내놓은 첫 작품이다. 

한편, 16일 AP, AFP, 로이터통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소식을 일제히 속보로 내보냈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장중 2.3% 하락했다며 “이번 기소는 이 부회장의 삼성그룹 승계를 위태롭게 하고, 한국 최대 그룹의 리더십을 더욱 불안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삼성은 갤럭시노트7 폭발 이후 단 몇달만에 두번째 위기에 처했다”며 “주요 질문 중 하나는 정부가 국민연금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지지하라고 강요했는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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